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차강판 시장 심층진단 ②] 차강판 불안요소는 CFRP·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의 위협

글로벌이코노믹

[차강판 시장 심층진단 ②] 차강판 불안요소는 CFRP·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의 위협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 김국헌 기자] 뭐니뭐니해도 차강판 최대 위협 요소는 대체재 위협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경량화에 대한 과제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해결해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각국의 연비규제 강화로 완성차 업체들은 2025년까지 평균 연비를 현재보다 50% 이상 개선해야 한다.

자동차부품 채용이 많아지며 차량 중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점도 중량절감에 목을 매게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은 주도적으로 경량 철강재를 개발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해왔다. 1994년 초경량차체 프로젝트(ULSAB)를 시작으로 초고강도강인 AHSS강까지 초경량 차체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차강판 기술개발은 급속히 발전했지만 추가적인 경량효과를 실현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자동차 경량화를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획기적인 방법은 바로 소재변경이다. 이것이 무거운 철강재보다 가벼운 비철소재 사용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유럽의 2020년 차량 경량화 목표치 기준 자동차에서 철강재 사용비중은 현재 68%에서 4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철금속 및 합성수지 사용비중은 각각 12%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차강판 불안요소 1 "대체재 위협, CFRP"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이 대거 사용된 BMW i3이미지 확대보기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이 대거 사용된 BMW i3

화학업체들과 비철금속업체들은 자동차용 부품개발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철강재를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가 위협적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75% 가벼우면서 강도와 탄성은 7~10배 우수한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탄소섬유를 합성수지와 결합하여 사용할 경우 철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소재라고 평가받는다.

현대차 역시 최근 공식 블로그를 통해 “내구성을 위해 강도가 필요한 부품에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의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CFRP를 통해 강판 대비 중량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강성은 기존의 강판과 동등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차세대 차량은 부품 수와 중량은 줄이고 강성은 높이는 고강성 경량차체를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자동차업계에서는 연비 효율을 높이기 위한 소재 연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BMW는 최근 독일에서 공개한 6세대 ‘7시리즈’에 CFRP를 대거 적용했다. 새로운 7시리즈의 차체구조와 탑승석에는 CFRP가 적용돼 이전 모델보다 무게가 130㎏ 줄였다. BMW는 앞서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i3’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i8’의 차체에도 CFRP를 적용했다.

학국복합재료학회 관계자는 "가공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 그 동안 자동차 분야에서 단품 위주의 부품에 쓰이던 탄소섬유가 본격적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BMW가 전기차 제작에 탄소 소재 비중을 늘린 것과 같이 향후 중대형 차종에서 탄소섬유 적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차강판 불안요소 2 "대체재 위협, 알루미늄"


차체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무게를 100kg 줄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뉴C 클래스이미지 확대보기
차체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무게를 100kg 줄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뉴C 클래스

알루미늄 합금도 차강판을 위협하는 대체소재다. 소재 관련 글로벌 컨설팅업체 Ducker Worldwide는 2025년 북미 알루미늄 수요를 180만 톤으로 추정하면서 알루미늄의 성장을 확신했다.

이러한 트렌드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자동차용 알루미늄 수요는 1500만톤에 육박하면서, 경량화율 고려시 철강 2500만톤을 대체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포드는 지난해부터 ‘F-150’ 픽업트럭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F-150은 미국에서 지난 32년간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부터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뉴 C클래스’의 차체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무게를 100㎏ 줄였다.

알루미늄은 철강보다 40%가량 가볍지만 가격은 철강의 4배여서 현재는 고급차에 주로 쓰이고 있다. 향후 알루미늄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철강소재는 차강판 분야에서 대표적 경량소재인 비철금속계열 알루미늄, 마그네슘과 합성수지 계열인 엔지니어링플라스틱, 탄소 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등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량화 요구로 차강판 분야에서 탄소섬유,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소재의 채용이 점차 커지는 추세"라며 "철강업체들이 지금은 대체재 위협이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차강판 시장 심층진단 3]에서 계속 -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