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토종 사모펀드 해부②] 10년간 150배 성장… 저금리에 자금 몰려

공유
1

[토종 사모펀드 해부②] 10년간 150배 성장… 저금리에 자금 몰려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토종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를 계기로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주식이나 지분에 투자해 경영권 참여와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이익을 챙길수 있는 지금의 사모펀드(PEF) 제도는 지난 2004년 말 도입됐다.
당시 미래에셋증권과 우리금융지주가 동시에 제1호 PEF를 설립했다. 이듬해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재우 리먼브러더스 한국 대표가 합작해 설립한 보고인베스트먼트가 보고 펀드를 출시했다.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국내 최대 PEF 운용사로 자리매김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뒤이어 PEF를 선보였다.

PEF 출범 직후에는 인식 부족과 전문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속 성장하는 계기를 맞게 됐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이 PEF에 조금씩 투자하기 시작했고 투자자 모집도 훨씬 쉬워졌다.

지난 2004년 말 2개사 약정액 4000억원에 불과했던 사모펀드는 10여년이 지난 2015년 8월말 사모펀드 수가 296개사로 늘어났고 약정액도 55조7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사모펀드 수와 약정액이 각각 148배, 139배라는 엄청난 팽창을 하게 됐다.
사모펀드들은 지난 수년간 경기침체로 대기업들이 현금자산을 늘리며 투자에 인색한 채 보수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틈을 이용해 공격적인 경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7조2000억원이라는 돈을 들여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사들인 것도 이같은 시대적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1조2000억원을 들여 웅진코웨이를 사들이기도 했는데 이는 사모펀드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PEF가 없다면 M&A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거래 자체도 한산해질 위험에 처하게 될 지경이다.

국내 토종 사모펀드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끌어들이면서 공격적인 M&A에 나서자 해외에서도 한국시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 M&A 시장에 진출을 선언한 M&A 플랫폼 회사인 인트라링크스의 하비에 콜라도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부사장은 한국 사모펀드가 급속하게 신장 돼 한국 M&A 시장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메리트로 꼽았다.

국내 토종 사모펀드들의 힘이 급속도로 커지자 이제는 웬만한 기업을 국내 자본으로도 M&A 할 수 있는 능력과 시스템을 갖게 됐다.

과거 론스타의 사례에서 보듯이 어쩔수 없이 값싸게 해외자본에 기업을 넘기고 해외자본의 ‘먹튀(먹고 튀는)형’ M&A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이제는 국내 자본으로 맞서 국익을 지켜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모펀드는 기본적으로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면서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자본참여를 하고, 기업가치를 높인 다음 기업주식을 되파는 전략을 취한다.

이 같은 M&A는 낮은 가격에 기업을 사들여 높은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며 상당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무엇보다 사모펀드는 금융기관이 관리하는 일반 펀드와는 달리 사인(私人)간 계약의 형태를 띠고 있어 금융감독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으며, 공모펀드와는 달리 운용에 제한이 없는 만큼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사모펀드는 재벌들의 계열지원, 내부자금이동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고 검은 자금의 이동에도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사모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으로 다른 회사 경영권을 인수하는 적대적 M&A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시장이 활성화되고 저금리와 경기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대체투자(AI)가 늘어나면서 PEF로 몰리는 자금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