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내 한 매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철강산업 사업재편 기본방향’ 보고서를 작성하고 청와대에 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와 수직계열화가 가능한 자동차강판에 집중하도록 하고, 건축용 철근과 형강 생산공장은 폐쇄를 유도하며, 동부제철의 전기로 공장을 인수토록 한다고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선박용 후판 생산을 중단하도록 하고, 고부가가치 후판을 생산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철강업계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철강업계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이 보고서를 작성했을 것이라고 혀를 차는 분위기다.
우선 현대제철에게 권고하려고 하는 내용이 가장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과 형강사업은 현대제철에 있어 자동차강판만큼 중요한 사업이며 충분한 수익이 나고 있는 사업"이라며 "정부에서 건축용 철근과 형강 생산공장 폐쇄를 유도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고, 만약 사실이라면 철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의 전기로 공장 인수관련도 허무맹랑하다는 지적이다. 빚에 시달리는 동부제철이 전기로 제철소를 매각해야 하는 입장인 것은 맞지만 현대제철로써는 인수실익이 전혀없어 검토조차 하지 않은 사안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미니밀 열연도 간신히 적자를 면하고 있는 상태에서 같은 미니밀 열연을 생산하는 동부제철 당진공장을 인수할 실익이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동부제철은 해외에서 매각처를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포스코에게 대우인터내셔널을 통채로 매각하라는 얘기도 사실무근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데 정부로부터 매각을 강요받을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하고 팔게 될 수 있다"며 "정부로부터 이같은 얘기를 전해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내용이 현실성이 없고 전해들은 바 없어서 뭐라 얘기하기 곤란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검토된 바 없으며 구조조정은 기업 자율에 맡긴다는 내용을 담은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 구조조정 중인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며, 보고용으로 만든 자료가 외부에 나가서 헤프닝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k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