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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적자 해부上] 눈덩이 적자 규모는, 3조원→4조원→5조3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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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적자 해부上] 눈덩이 적자 규모는, 3조원→4조원→5조3천억→?

부실 감출 수 있는 ‘미청구공사’ 계정 정밀감사 벌여야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골몰히 생각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골몰히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의 작은 어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래의 희망에 부푼 네명의 주인공이 음주운전 중 사람을 치어 죽이고 비밀에 부친 후 죽음의 공포를 겪는 스릴러 영화의 제목이다.

재무제표 또한 기업 경영자들이 도대체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

회계는 기업의 언어이다. 기업들은 직접 말을 하지 않지만 회계는 재무제표라는 툴을 통해 내면을 있는대로 보여주고 있다.
기업에 영향을 주는 재무 상황이나 기업의 재무 활동은 일일이 장부에 기록되며, 이는 재무제표의 각종 계정 등을 통해 반영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회계담당자들이 당초부터 재무 상태를 숨기기 위해 허위로 장부를 작성하지 않는 한 기업 부실의 징후들은 재무제표를 통해 어느 정도 간파해 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는 적자를 재무제표를 통해 집중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대우조선해양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7월말 3조원의 영업적자가 한달여만에 4조원대로 늘었고 연내 5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7일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4조3003억원에 달한다고 잠정 실적을 공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노동조합이 26일 밤 긴급발표문을 통해 임금 동결과 파업 자제 등을 담은 자구 계획에 동의하기로 결정하면서 채권단의 4조3000억원 긴급 수혈을 받아 중대 고비는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부실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규명 없이 사후책인 구조조정 카드로는 대우조선해양의 또다른 부실 재발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회계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미청구공사’ 계정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미청구공사에 대한 정밀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 매출액 1조6502억원을 기록했다. 평소 분기별 4조원 규모에서 절반 넘게 급락했고 1분기의 4조4860억원에 비해 2조8359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매출원가는 1분기 4조2885억원에서 4조5773억원으로 되레 늘었다. 매출이 줄면 매출원가도 의례 줄어들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매출을 줄이면서 공사 막바지에 원가를 크게 급증하는 형태의 회계방법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의 3조원의 영업손실은 결국 매출증가에 따른 원가/비용의 증가가 원인이 아니라 매출 감소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1분기 미청구공사 9조4148억원이 2분기 6조1874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감소된 금액만큼 매출을 깎아내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에서 인식하지 않는 부채로 청구가 되지 않은 채권임에도 매출을 인식한 금액이며, 공격적인 회계처리 방법으로 회계업계에서는 인지하고 있다.

지난 3월말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9조4148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대우조선해양은 미청구공사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전혀 설정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대손충당금이 한푼도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에게서 돈을 받지 못한 상황에 처해 매출액을 줄이는 대신 그동안의 원가에 반영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감사원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미청구공사에 대한 정밀감사와 함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