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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차, 올해 부진 벗어나 엑셀 밟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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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차, 올해 부진 벗어나 엑셀 밟을까

유가 상승에 이머징 소비 회복
중국이 올해 변수 될 가능성
차강판 가격 협상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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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현대차가 올해 바닥을 벗어날지 관심사다.

현대차의 주가는 올 들어 전년 대비 3.77% 상승(17일 종가 기준)했다. 아직까지는 연초라 장담하기 어렵지만 연간 기준으로 4년 만에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현대차에 긍정적 요소는 국제유가의 상승에 따른 이머징 시장의 신차 소비 회복세다. 반면 부정적 요인도 상존한다. 중국 수요 성장세 둔화와 차 강판 가격 상승 우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부진할 것으로 본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의뢰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17일 기준)를 집계한 결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늘겠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2.74% 늘어난 22조9628억원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0.86%, 15.21% 줄어든 1조3308억원, 1조4992억원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판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이로 인해 실적 기대감이 낮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1분기뿐만 아니라 2분기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낮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공장 가동률이 지난 1월과 2월 평균 72%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줄었다”며 “여기에 인센티브 상승, 비우호적 환율 방향성, 지분법 손익 훼손,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사업 확대 등으로 상반기 현대차의 지배주주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들어서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컨센서스를 보면 현대차의 연 매출액은 97조3611억원으로 전년보다 3.96%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0.72% 증가한 5조7505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6조12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14%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하반기 현대차의 부활을 기대하는 것은 국제유가의 회복세 때문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국내 자동차 수출 단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은 주요 수출국인 아시아와 중동 산유국의 구매력을 높인다.

현대차는 지난 2010년 이후 성장 전략의 축을 이머징 시장으로 옮겼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이익률을 회복하기 위해 이머징 시장 투자를 축소한 상태다. 이머징 국가의 경기가 회복되면 상대적으로 현대차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올해 실적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달 중 결정될 예정인 차 강판 가격 때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POSCO)는 현대기아차에 t당 13만~15만원의 차 강판 가격 인상안을 제시했다. 4년 만의 인상이다.

현대차 측은 판매대수 감소와 가격 인하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철강의 기초 원료인 강점탄과 철강석 가격이 크게 올라 포스코는 원가 부담이 커져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한 발씩 물러선다 하더라도 가격 자체는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원가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중국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사드 리스크와는 별개로 현대차의 중국 사업은 순탄치 못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지난달 중국 누적판매는 16만대로 전년 대비 8.1% 늘었지만 이는 기저효과 수준”이라며 “같은 기간 시장규모가 올해 대비 80~90% 수준이었던 2014년과 2015년의 2월 누적 현대차 판매는 약 18만대였다”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의 수요 성장세 둔화와 메이커 간 경쟁이 심화돼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

조 연구원은 “현대차는 지난해 4공장에 이어 연말 5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데 이는 동반 진출한 부품기업에도 부담 요인”이라며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중국 로컬기업과 외자계 조인트벤처(JV)사이에서 브랜드 포지셔닝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지표

안정성·수익성 견조하나 성장성은 부진

현대차의 지난해 말 기준 투자지표를 살펴보면 안정성과 수익성은 견조하지만 성장성은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109.1%이며 부채비율은 147.2%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로서 수치가 높을수록 지불 능력이 커짐을 뜻한다. 통상 200%가 넘어야 이상적이다.

부채비율은 100% 이하일수록 좋지만 자동차회사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회사의 경우 단기차입금이 높을수록 운전자본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이 회사 단기차입금의 성격이 자동차를 제조하기 위해 원재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은행에서 빌려온 자금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19.1배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큰 것은 영업활동으로 번 돈이 금융비용을 지불하고도 남는다는 의미다.

수익성 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은 5.6%로 계산됐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은 9.1%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3.3%다.

우려되는 점은 성장성이다. 현대차의 매출액 증가율은 1.8%다. 영업이익은 18.3% 줄었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도 15.8%로 나타났다.

■재무상태와 지배구조

대한민국 대표 자동차 그룹…순환출자구조로 지배

현대차는 1967년 설립된 대한민국 대표 완성차 제조 회사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해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제조 및 판매, 차량정비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차량부문과 차량할부금융 및 결제대행업무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금융부문 및 철도차량 제작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기타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는 지난해 9월 말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현대차를 포함해 총 51개사다. 자동차를 제조 및 판매하는 기아차, 부품을 만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이 있고 철강제조회사와 증권사(HMC투자증권), 물류(현대글로비스), 신용카드(현대카드) 등이다.

최대주주는 현대모비스로 현대차의 지분 20.78%를 갖고 있다. 2대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8.02%를 보유 중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지분을 5.17% 보유 중이며 아들 정의선 부회장도 2.28%를 가지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자동차(16.88% 보유)이며, 기아차는 현대차가 최대주주(33.88%)인 순환출자구조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