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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지분매각 나온 CJ헬스케어의 기업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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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지분매각 나온 CJ헬스케어의 기업 가치는?

EBITDA 평가방식에 30% 프리미엄 더하면 9068억원 상당 추정… 제약업 특성이 변수

CJ헬스케어의 충북 오송공장 전경 모습. 사진=CJ헬스케어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CJ헬스케어의 충북 오송공장 전경 모습. 사진=CJ헬스케어 홈페이지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기자] CJ제일제당이 자회사인 CJ헬스케어 지분매각을 위해 매각주간사를 선정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밝혔다.

CJ헬스케어는 숙취해소 음료 ‘컨디션’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기업이며 의약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2014년 4월 1일 CJ제일제당의 제약사업부문이 물적분할되어 설립됐고 지난해 말 현재 자본금은 100억원이며 CJ제일제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액면가는 5000원이다.

CJ헬스케어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5208억원, 영업이익 679억원, 당기순이익 469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H&B(헬스케어&뷰티) 사업부에서는 건강음료와 식품 등을 제조하고 있고 의약품 사업부에서는 호르몬제, 항암제, 순환기계 등의 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매출규모로는 H&B 사업부가 774억원 수준이며 의약품 사업부가 4434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85.1%가 의약품 부문에 의존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H&B 사업부에서 98억원, 의약품 사업부에서 511억원을 기록했다. H&B 사업부의 영업이익률(OPM)이 12.7%로 의약품 사업부의 영업이익률 11.5%에 비해 약간 높은 편이다.

CJ헬스케어가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오면서 제약업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계열회사인데다 매출 10위권 상위 제약사이며 제법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는 알찬 회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CJ그룹이 과연 얼마만큼의 가격으로 CJ헬스케어를 팔려 하는가라는 점이다. 설사 원하는 수준의 가격이라해도 경쟁업체가 인수가격을 올리면 적지 않은 자금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CJ그룹은 아직까지 CJ헬스케어의 매각가격에 대해 입장을 보이지 않아 얼마정도가 될지 헤아리기도 어렵다.

다만 CJ헬스케어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방법에 의한 기업가치를 추론할 수 있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영업이익 679억원과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상각비 182억원, 이자수익 20억원, 이자비용 31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를 기초로한 EBITDA는 약 872억원 상당에 달한다. 여기에 EV/EBITDA(기업가치/EBITDA) 평균 8배수를 곱하면 기업가치는 약 6976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M&A 업계에서는 최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때에는 프리미엄으로 30% 가치를 추가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CJ헬스케어의 기업가치에 30%의 프리미엄을 얹는다면 약 9068억원 수준에서 매매가 이뤄질 수 있다.

CJ헬스케어 매각에 대한 CJ그룹의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룹차원에서는 CJ헬스케어의 가치를 높여 조금이라도 더 많은 돈을 받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CJ그룹은 한때 CJ헬스케어의 H&B 사업부를 분할해 CJ제일제당에 잔류시키고 바이오 사업부만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H&B 사업부를 그대로 CJ헬스케어에 두고 매각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디션과 헛개수를 만드는 H&B 사업부를 CJ헬스케어와 함께 매각해야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매각대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지분 100%와 CJ헬스케어의 H&B 사업부도 같이 팔기로 결정했다고 CJ헬스케어 임직원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이달 중 CJ헬스케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매각 채비를 갖출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CJ헬스케어의 매출액 가운데 의약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제약업체가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CJ헬스케어의 추정 매각대금이 EBITDA 평가방식에 30%의 프리미엄을 더하면 9068억원 상당이 되기 때문에 제약업체에서 섣불리 나서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으론 사모펀드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더라도 제약사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CJ그룹이 컨디션과 헛개수를 만드는 H&B 사업부를 CJ제일제당으로 끌어들이지 않고 그대로 CJ헬스케어에 존치시키며 매각에 나선 것도 유의해야 한다.

제약업에 대한 욕심은 나지만 거금을 주고 선뜻 사들였다가 제약업 특성 상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쉽사리 진도가 나가지 못하는 M&A 매물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