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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베트남 은행업은 '황금어장'…외국인 투자자들 지분확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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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베트남 은행업은 '황금어장'…외국인 투자자들 지분확대 지속

대형은행 지분매입에서 중소형은행으로 타깃 이동
디지털 소매서비스 참여로 패턴 변화

베트남 현지은행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형은행에서 중소형은행으로 타깃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현지은행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형은행에서 중소형은행으로 타깃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은행 지분 매입에 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 급성장만큼 금융시장이 확대되면서 고수익을 실현하고 있는 은행은 좋은 투자대상이다.

베트남 현지인들의 은행 계좌 보유율은 30% 정도인데, 이를 거꾸로 추산하면 70%의 신시장이 있는 셈이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만큼 금융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 이에 반해, 베트남 정부와 은행권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의 은행 인수합병에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 현지은행, 외국인 투자자 '군침'…2019년 '메가 빅딜' 실현한 '하나은행'


올해 초부터 10월말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베트남 은행 지분을 매입한 사례는 2건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외에도 많은 은행들이 외국인 투자자들과 M&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은행권에 대형 M&A가 2건 있었다. 비엣콤뱅크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일본 미즈호은행(Mizuho Bank)에 지분 3%를, 베트남개발은행(BIDV)이 한국 하나은행에 지분 15%를 매각한 것이다. 하나은행이 BIDV에 투자한 금액은 8억7600만 달러였다.

2020년에 들어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대형 M&A는 거의 없었지만, 외국인들이 소규모 투자를 지속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중반 동방은행(Orient Commmercial Joint Stock Bank, OCB)이 일본 아오조라은행(Aozora Bank)에 신주를 발행해 지분 15%를 매각했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 6월 17일 아오조라은행의 동방은행 지분 매입을 승인했고, 6월 29일에 동방은행이 신주를 발행, 거래를 완료했다. 이에 동방은행의 자본금은 7조8900억 동에서 8조7600억 동으로 늘어났다.

찐 반 투안(Trinh Van Tuan) 동방은행 회장은 "지난 2018년 당행의 자본금 20% 상당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 BNP 파리바(Paribas)가 투자금을 전액 회수한 이후, 새로운 외국인 파트너를 찾던 중 아오조라은행과 협력하게 됐다"고 밝혔다.

군대은행(MB)은 지난 2월 외국인 투자자 8명에게 사모 전환사채와 신주를 발행했다. 주식은 주당 2만7000동에 6430만주를 발행, 1조7200억 동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8명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사모 전환사채와 자사주를 포함, 총 8570만주를 보유하게 됐다.

호찌민시개발은행(HD bank)은 지난 9월말 독일 DEG(Deutsche Investitions und Entwicklungsgesellschaft mbh)와 전환사채 발행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DEG는 행후 호찌민시개발은행이 발행하는 전환사채에 투자하게 된다.

호찌민시개발은행은 지난 9월 외국인 투자자에게 1억60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한, 양측은 베트남 현지 독일 기업과 독일 및 유럽을 목표 시장으로 삼는 베트남 기업의 상품, 서비스, 금융 패키지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인 협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은행권에서는 앞으로 DEG가 호찌민시개발은행의 전략적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호찌민시개발은행의 응웬 티 푸엉 타오(Nguyen Thi Phuong Thao) 부회장은 “호찌민시개발은행이 DEG와 전략적 관계를 맺으면서, 호찌민시개발은행의 모회사인 소비코그룹 계열사들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보다 깊게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코(Sovico)그룹은 호찌민시개발은행 외에 비엣젯항공과 부동산, 리조트, 유통, 에너지 분야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DEG의 요헨 스타인바흐(Jochen Steinbuch) 아시아-태평양 지역 이사는 “베트남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만큼, 유망한 투자처다. 계속 증가하는 젊은층 인구과 중산층 덕분에 은행 및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아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베트남개발은행(BIDV)의 지분 15%를 매입했다.이미지 확대보기
하나은행은 지난해 베트남개발은행(BIDV)의 지분 15%를 매입했다.


◇ 수조 동 규모의 거래, 여전히 협상은 '진행형'


올해초부터 10월말까지, 협상을 진행중인 M&A 건수도 적지 않다.

우선 호찌민시개발은행과 PG뱅크 간의 합병이 진행중이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 2018년, 양행의 합병 계획을 승인했지만 현재까지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PG뱅크 경영진은 올해 중반 열린 주주총회에서, 합병 절차가 많이 지연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최근 호찌민시개발은행 응웬 후 당(Nguyen Huu Dang) 부회장은 "합병 절차 완료 서류를 중앙은행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비엣콤뱅크(Vietcombank), NCB, 남아은행(NamABank), LPB, MSB, VPB, SHB 등도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하거나,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엣콤뱅크는 증자를 목적으로 외국인 파트너에게 지분 6.5%를 사모 전환사채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력이 튼튼한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와 미즈호은행 등 비엣콤뱅크의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2020년~2021년에 발행할 예정이다.

남아은행(Nam A Bank)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다.

남아은행의 쩐 응옥 람(Tran Ngoc Lam) 행장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1억4300만주를 사모 전환사채로 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CB는 해외 파트너에게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계속 발표했다. 올해 주주 총회에서는 국내외 투자자 및 기본 주주들에게 5억주를 새로 발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NCB는 지난해 7월, 8월부터 일본, 싱가포르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했다. 이 투자자들은 조만간 NCB 신규 발행 주식을 매입하고 주요 주주가 될 예정이다.

LPB, MSB 등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얼마 전 발표했다. MSB, VP뱅크, SHB는 계열 금용사인 FCCOM, FE Credit, FCCOM, FE Credit도 매각할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는 조만간, 시범적으로 비엣틴뱅크의 외국인 참여 가능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 애그리뱅크(Agribank)도 주식화 및 자금 유치를 위한 마지막 단계에 진입해 있다.

은행 전문가 칸 반 룩(Can Van Luc) 박사는 베트남 현지 언론 바오 타오 트(Bao Dau Tu)와의 인터뷰에서 “증자를 위한 은행의 주식 매각 추세, 코로나19의 성공적 방역, 2020년 말까지 외국인 자본 은행 신설을 불허한다는 베트남 정부의 발표, 국영 은행의 민영화 방침 등이 향후 은행 M&A를 활성화시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 M&A에서 많은 변화 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형 은행의 지분을 매입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소형 은행 지분을 매입,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 레 쑤안 응히아(Le Xuan Nghia) 박사는 "베트남 은행 부문이 외국인 투자자의 눈에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M&A에서 많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베트남에서 디지털 금융 및 소매 은행 부문이 발전할 여지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M&A거래가 줄어들며, 투자자들은 중소형 은행이나 기술력이 취약한 금융사의 주식을 매입하거나 전자결제, 소비자 대출, 소액 금융, 보험 등을 포함한 디지털 및 소매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데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베트남 은행에 관심을 보이는 파트너들은 주로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중국 투자자”라고 분석했다.

전문가의 평가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자가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경향이 있고 코로나19로 투자자의 이동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은행의 불량부채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때문에 은행부문의 M&A가 활발하지 않았다.

은행 전문가인 응웬 찌 히에우(Nguyen Tri Hieu) 박사는 “베트남은, 은행 계좌 보유 비율이 낮고 소비 시장이 발전할 여지가 크며 경제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멈추면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은행이 강력한 내부 개혁을 시행하면서 은행의 M&A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히에우 박사는 일본, 한국, 싱가포르 등의 투자자들이 베트남 은행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 한도때문에 투자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드래곤 캐피털(Dragon Capital) 펀드의 도미닉 스크리븐(Dominic Scriven) 회장은 "베트남 국내 은행들의 자본 조달을 위해 외국인 투자 한도를 현행 30%에서 49%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레 쑤안 응히아 박사는 "베트남정부가 은행의 외국인 투자 한도를 늘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첫째, 베트남의 상업은행들이 투자 한도 상향 조정을 원하지 않고, 둘째, 중앙은행도 은행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일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