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한샘은 이날 또는 오는 15일 최고경영진 회의를 거쳐 매각 협상 대상 우선 순위를 정할 예정이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건 한샘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약 30%다. 예상 매각 금액은 1조 3000억 원~1조 7000억 원으로 주당 매각가는 약 18만 3000원~23만 9000원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사실상 기업 경영권을 넘기는 셈이다.
매각설에 대해 한샘 측은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샘이 매각을 결정한 건 기업승계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내부 사정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샘은 약 2년 전에도 글로벌 PEF 칼라일, 국내 PEF MBK파트너스 등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으나 가격 협상에 실패하면서 매각 작업은 물거품이 됐다.
조 명예회장은 1939년생으로 올해 82세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1994년 회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2012년 '재단법인 한샘드뷰 연구재단'을 설립하고 2015년 약 4500억 원의 자사주를 재단에 출연해 장학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1970년 23㎡ 남짓의 작은 매장에서 출발한 한샘은 1986년 부엌 가구 부문 업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가구 인테리어 시장 진출 4년 만인 2001년 인테리어 분야 1위로 올라섰다. 2013년에는 가구 업계 최초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고, 이후 4년 만에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2019년 2월에는 온라인몰 한샘몰에서 업계 최초로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익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익일 배송 서비스 대상 품목을 기존 30여 개에서 700여 개로 확대하는 등 물류 혁신에도 공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홈 사물인터넷(IoT) 전문기업 ‘고퀄’에 3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스마트 홈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샘의 가치는 홈 인테리어 열풍과 함께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본격화 되고 있는 리하우스 채널 중심의 매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올해 하반기 9개의 표준매장 신규 출점과 이에 따른 리하우스 대리점 증가(2021년 700개 목표), 마트 입점을 통한 트래픽 증가가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예상 매각가와 현 주가와의 괴리를 감안한다면 매각 구체화 과정은 전일 큰 폭의 주가 상승(+8.3%)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