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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51년 '알짜' 한샘, 왜 새 주인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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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51년 '알짜' 한샘, 왜 새 주인 찾나

조창걸 명예회장 올해 82세, 자녀들은 회사 경영 참여안해 사실상 후계자 없어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약 30% 매물로… 사모펀드 IMM 인수에 적극적
직거래금액 간격 좁혀질 경우 빠르면 이번 주중 양해각서(MOU) 체결 전망도

한샘의 창업자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지난 1994년 회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2012년 '재단법인 한샘드뷰 연구재단'을 설립하고 2015년 약 4500억 원의 자사주를 재단에 출연해 장학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샘의 창업자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지난 1994년 회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2012년 '재단법인 한샘드뷰 연구재단'을 설립하고 2015년 약 4500억 원의 자사주를 재단에 출연해 장학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인테리어·가구 업계 1위 기업 한샘이 M&A 매물로 나왔다.

14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한샘은 이날 또는 오는 15일 최고경영진 회의를 거쳐 매각 협상 대상 우선 순위를 정할 예정이다.
한샘 인수전에는 사모투자펀드(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과 한앤컴퍼니 등을 비롯해 LG 가전부문, SK 쇼핑부문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 의향을 한샘 측에 적극 전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논의는 주관사 없이 진행되고 있어 양측이 원하는 직거래금액의 간격이 좁혀질 경우 빠르면 이번 주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건 한샘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약 30%다. 예상 매각 금액은 1조 3000억 원~1조 7000억 원으로 주당 매각가는 약 18만 3000원~23만 9000원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사실상 기업 경영권을 넘기는 셈이다.

매각설에 대해 한샘 측은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샘이 매각을 결정한 건 기업승계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내부 사정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샘은 약 2년 전에도 글로벌 PEF 칼라일, 국내 PEF MBK파트너스 등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으나 가격 협상에 실패하면서 매각 작업은 물거품이 됐다.

2021년 1분기 기준 한샘의 지분구조. 그래프=유안타증권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분기 기준 한샘의 지분구조. 그래프=유안타증권


조 명예회장은 1939년생으로 올해 82세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1994년 회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는 2012년 '재단법인 한샘드뷰 연구재단'을 설립하고 2015년 약 4500억 원의 자사주를 재단에 출연해 장학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슬하에 4남매를 뒀으나 외아들이 2012년 사망하는 비운을 겪었다. 남은 세 자매는 한샘 지분을 각각 1.32%, 0.88%, 0.72% 보유하고 있으나 회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사실상 후계자를 두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1970년 23㎡ 남짓의 작은 매장에서 출발한 한샘은 1986년 부엌 가구 부문 업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가구 인테리어 시장 진출 4년 만인 2001년 인테리어 분야 1위로 올라섰다. 2013년에는 가구 업계 최초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고, 이후 4년 만에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2019년 2월에는 온라인몰 한샘몰에서 업계 최초로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익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 7월 익일 배송 서비스 대상 품목을 기존 30여 개에서 700여 개로 확대하는 등 물류 혁신에도 공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홈 사물인터넷(IoT) 전문기업 ‘고퀄’에 3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스마트 홈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샘의 가치는 홈 인테리어 열풍과 함께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본격화 되고 있는 리하우스 채널 중심의 매출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올해 하반기 9개의 표준매장 신규 출점과 이에 따른 리하우스 대리점 증가(2021년 700개 목표), 마트 입점을 통한 트래픽 증가가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예상 매각가와 현 주가와의 괴리를 감안한다면 매각 구체화 과정은 전일 큰 폭의 주가 상승(+8.3%)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