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속 첫 틱톡 소개는 ‘글로벌 숏폼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이라는 글이 나온다. 영어를 그대로 한글로 옮겨 썼다. 글로벌,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은 많이 들어봤지만 ‘숏폼’은 생소하다. 숏폼(short form)은 틱톡을 세계 기업으로 만든 15초~10분 길이 짧은 동영상을 말한다. 우리말로 ‘짧은 동영상’이라고 하면 무난하다.
“서울패션위크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의 패션 라이브와 패션 챌린지 등을 즐길 수 있고, 참여 브랜드 디자이너와 틱톡 크리에이터가 함께하는 특별한 패션 라이브를 선보인다.”
여기서 크리에이터는 ‘패션 창작자’로, 라이브는 ‘생방송’, 챌린지는 ‘참여 잇기, 도전 잇기’로 다듬은 말이 있다.
계속 나오는 기사 속 외국어는 꼼꼼히 읽어보지 않으면 그 뜻을 알아보기 어렵다.
“틱톡은 패션 새내기 이벤트도 진행하는데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서울패션위크 해시태그를 검색한 뒤 ‘해시태그에 참여하기’를 통해 인물 사진 7장을 올리면 자동으로 영상을 만드는 ‘패션컷아웃 MV’ 효과를 적용한 영상을 만들거나, 무작위로 드레스코드를 정해주는 ‘드레스코드’ 스티커 영상을 찍어 #서울패션위크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된다.”
여기에는 해시태그, 패션컷아웃, MV, 드레스코드 등이 들어 있다. 해시태그는 SNS(누리 소통망)에서 쓰는 용어로 우리말로 바뀌기 어려운 외래어가 됐다.
이 밖에도 ‘패션힙톡커’ ‘백스테이지’ ‘오프닝’ ‘피날레’ ‘런웨이’ 등 많은 패션 관련 외국어가 나타난다.
패션힙톡커(passion hiptalker)는 한참 설명이 필요하다. 힙(hip)은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쳐 부르는 용어)가 즐겨 사용하는 말이다. 기존 영어 ‘엉덩이’ 뜻이 아닌 ‘촌스럽지 않고 멋지다’, ‘매력 있다’라는 의미다. 이런 뜻의 힙에 틱톡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틱토커’가 합성된 말이다.
백스테이지는 ‘무대 뒤 공간’을 말한다. 오프닝, 피날레는 우리말로 다듬은 용어가 있다. 오프닝 무대는 ‘첫 번째 무대’로, 피날레는 ‘마지막’이란 말이다. 런웨이는 패션쇼장에서 모델들이 관객에게 옷을 선보이기 위하여 걸어가는 길을 뜻하는데 순화된 표기는 없어 외래어로 자리 잡았다.
패션, ICT(정보통신) 등 분야에서 ‘좀 있어 보이게’ 하려는 외국어 남용은 ‘난치병’, 고질에 가깝다. “어깨에 힘을 빼고 말해도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한 전문가의 뼈 아픈 지적이 가슴에 와 닿는다.
감수: 황인석 경기대 교수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