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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마저 버린 테라…韓블록체인계 '와들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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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마저 버린 테라…韓블록체인계 '와들와들'

암호화폐 시장 '휘청'…KLAY·WEMIX 40% 하락
컴투스 C2X "테라 대신할 새 메인넷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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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테라폼랩스
테라폼랩스 암호화폐 '테라(LUNA)'가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퇴출된다. 한국의 주요 암호화폐가 사실상 사형선고를 당함에 따라 업계 전체로 피해가 번져나가고 있다.

바이낸스는 13일 오전 10시경 현물시장에서 LUNA를 거래하는 페어를 상장폐지·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낸스는 395개 코인, 1667개 거래 방법을 제공 중이며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암호화폐 통계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13일 기준 일거래량은 330억달러(약 42조원)이다. 이는 539억달러를 기록한 엘뱅크에 이은 일거래량 2위이며 세계 15위,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45억달러에 비해 7배 이상 높다.

테라(LUNA)는 지난 나흘동안 99.9%의 하락률을 보이며 무너져내려 "가상자산 업계의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불리고 있다. LUNA는 지난 8일 까지만 해도 70달러에 거래됐으며 한 때 바이낸스 시가총액 9위까지 올랐으나, 12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가장 낮은 거래단위인 1사토시(0.00000001비트코인, 약 0.4원)에 거래되고 있다.

LUNA 폭락 사태의 시작은 지난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달러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의 가격이 0.7달러대로 떨어진 채 시간이 흘렀다. 이에 UST와 연동된 LUNA 투자자들이 패닉셀(공황 매도)을 시작했고 이것이 다시 UST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죽음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UST는 스테이블코인으로 기능하기 위한 페깅(가치 고정) 방식으로 1UST를 1달러 가치의 LUNA로 교환할 수 있는 디파이 서비스를 구축해뒀다. 즉 자신의 신뢰성을 위한 담보로 LUNA를 지정해둔 것이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이사. 사진=미디엄이미지 확대보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이사. 사진=미디엄

테라폼랩스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서 근무했던 권도형 대표이사가 소셜 커머스 티몬을 창립한 신현성 의장과 협업해 2018년 설립한 블록체인회사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으나 한국인들이 주요 경영진으로 참여한 만큼 대표적인 한국 블록체인, 이른바 '김치 코인'으로 불렸다.

권도형 대표는 11일 SNS를 통해 UST 가격 방어를 위한 리페깅 조치를 내놓으며 "수백명의 관계자들과 함께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반드시 이 상황에서 함께 벗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오는 18일 종료되는 암호화폐 소유주 투표를 거쳐 실행될 예정이나 이를 통해 테라 생태계를 회생시킬 수 있느냐는 미지수다.

테라의 추락은 암호화폐 업계 전체에 파장을 미쳤다. 비트코인은 테라 사태의 시발점인 9일 기준 4300만원대로 거래됐으나 12일 기준 최저 3433만원까지 떨어졌으며 13일 38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저가 기준 21.3%, 13일 기준 11% 하락했다.

한국의 주요 암호화폐들 역시 피해를 받았다. 카카오의 클레이튼(KLAY)는 지난 9일 770원대에서 12일 450원대로, 위메이드 위믹스(WEMIX) 역시 9일 2800원대에서 12일 1700원대로 40%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위메이드는 다음달 15일 '위믹스 3.0 쇼케이스'에서 자체 메인넷 구축, 스테이블 코인 사업 추진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는 중앙화 암호화폐적 성격이 강해 암호화폐의 신뢰성을 또 다른 코인에 맡겼던 테라와는 다르다"면서도 "스테이블 코인 자체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 인식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투스의 블록체인 C2X는 테라를 메인넷으로 두고 있다. C2X 역시 9일 기준 2700원대에서 거래되던 것이 11일 562원으로 77% 넘게 폭락했다. 이에 컴투스는 13일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옮기거나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는 형태로 C2X의 메인넷을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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