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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BP, 브라질 앞바다서 25년 만에 최대 석유·가스 매장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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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BP, 브라질 앞바다서 25년 만에 최대 석유·가스 매장지 발견

머리 어킨클로스 BP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머리 어킨클로스 BP CEO. 사진=로이터

영국계 글로벌 에너지기업 BP가 브라질 앞바다에서 지난 25년 사이 최대 규모의 석유·가스 매장지를 발견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에서 다시 화석연료 중심 전략으로 선회하는 가운데 이뤄진 성과로 BP의 탐사 확대 기조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P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해안에서 약 400km 떨어진 산투스 분지 내 부메랑 유전 시추에 성공해 자사 25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발견을 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탐사 구역은 맨해튼 면적의 약 5배에 달하는 300㎢ 규모다.

◇ BP “1999년 이래 최대 성과”…주가도 상승

고든 비럴 BP 석유생산 부문 총괄은 전날 런던 증권거래소 공시에서 “이번 발견은 1999년 카스피해의 샤 데니즈 가스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당시 샤 데니즈 가스전은 약 35조입방피트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번 발표 직후 BP 주가는 최대 1.7% 상승했고, 경쟁사 셸은 1.2% 하락했다.

BP는 발견 지점에 가스, 응축유, 석유가 혼재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매장량의 질이나 정확한 규모에 대한 평가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 지역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추출·정제 비용 증가 등 경제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해 유전의 상업 생산까지는 보통 4~10년이 소요된다.

◇ 브라질·BP 모두에 유리한 조건…정부도 기대


부메랑 유전은 BP가 2022년 경매에서 단독 입찰로 확보한 지역이며 BP는 이 프로젝트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수익의 5.9%만 브라질 정부에 지불하면 되는 유리한 계약 조건이 적용된다.

오보 이도르니기 오일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견이 예상대로 크다면 브라질에도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2031년 이후 예상되는 생산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탐사 확대를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4년간 산투스 분지에서만 70억배럴 이상의 석유·가스가 생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HSBC의 킴 푸스티에르 유럽 석유가스 리서치 총괄은 “이번 발견은 확실히 고무적”이라며 “오는 5일 발표될 BP 2분기 실적에서 운영 효율이 수익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 화석연료로 전략 선회…올해에만 10번째 유전 발견


BP는 올해 들어 트리니다드, 이집트, 리비아, 브라질, 멕시코만에서 모두 10건의 유전·가스전 발견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와의 합작법인 ‘아줄’을 통해 나미비아와 앙골라에서도 추가 매장지를 확인했다.

머리 어킨클로스 BP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화석연료 탐사에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2300억 원)를 투자할 것”이라며 기존 계획보다 20% 증액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신재생에너지 중심에서 석유·가스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BP는 지난해 하루 약 240만배럴의 석유·가스를 생산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230만~250만배럴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후 2035년에는 추가 증가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