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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월가, 연준 '양적 긴축' 조기 종료 가능성 전망…"지나치게 공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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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월가, 연준 '양적 긴축' 조기 종료 가능성 전망…"지나치게 공격적"

JP모건·도이체방크·UBS 등 QT 출구 전략 마련 필요성 제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 6월에 보유 자산 규모를 줄이는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 QT)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에 이를 조기 종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는 12일(현지시간) 투자 메모를 통해 “6월에 QT가 시작됐으나 올해에만 연준이 보유한 자산 규모가 8090억 달러(1115조 6110억 원)가량 줄었다”면서 “최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 등을 볼 때 QT 출구 전략이 조기에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건과 함께 도이체방크, UBS 증권도 QT 조기 종료 가능성을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9월쯤 금리 인하로 돌아서고, 혼선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양적 긴축도 종료할 것으로 내다봤다. UBS향후 양적 긴축 시나리오경기 사이클과 인플레이션이 가는 방향에 따라 바뀔 수 있고, 현재 연준의 계획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웰스파고 투자 연구소는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2023년 말까지 1조5000억 달러 감소해 7조50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소는 1조5000억 달러의 대차대조표 축소또 다른 75~100bp의 긴축(금리 인상)에 해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40여 년 만에 최고치에 달한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기준 금리를 계속해서 올리고 있다. 연준은 또 이달에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양적 긴축규모를 2배로 늘렸다.

양적 긴축은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산, 즉 채권을 줄여 시장의 돈을 거둬들이는 강력한 긴축 통화 정책이다. 연준은 6월부터 보유 채권을 매월 475억 달러씩 줄였고, 9월부터 그 규모를 950억 달러로 확대했다. 연준은 3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를 위해 매달 국채 3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175억 달러어치를 팔았다. 연준은 9월에는 국채 600억 달러, MBS 350억 달러어치를 줄였다.

연준이 양적 긴축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유동성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런던 자산운용사인 러퍼는 금리 상승과 주가 및 채권가격 하락으로 시장의 약세를 완만하게 하기 위한 현금이 필요한 때에 연준의 보유 채권 축소가 가속하면서 시장의 유동성 고갈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는 양적 긴축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시장이 '유동성 구멍'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주식 전략가는 QT만으로 주가가 7%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6, 7월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고, 9월에 다시 0.75% 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고했다. 연준은 6월 15일부터 보유 자산 규모를 줄이는 양적 긴축에 돌입했다.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0.9%로 집계됐다. -1.6%를 기록한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연준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수단을 동시에 동원하면 연착륙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연준이 미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줄이려고 금리 보다는 양적 긴축 분야에서 조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