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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법원 "버추얼 유튜버 살해 협박, 사람에게 한 것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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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법원 "버추얼 유튜버 살해 협박, 사람에게 한 것과 같다 "

트위터에 "1개월 안에 x해한다" 게시물 단 네티즌 정보 공개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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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컴퓨터 그래픽(CG)로 구현한 아바타를 내세워 방송을 하는 '버추얼 유튜버'를 협박한다면, 이것은 실제 사람을 상대로 한 것일까, 가상 캐릭터를 향한 것일까. 일본 재판부에서 현실의 사람을 상대로 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판례가 나왔다.

일본 변호사닷컴이 야후재팬에 기고한 14일자 뉴스에 따르면, 최근 도쿄지방재판소는 버추얼 유튜버를 상대로 살해 위협을 한 네티즌이 실제 인간을 향해 협박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 트위터 측에 해당 네티즌의 정보를 공개할 것을 명령했다.
변호사닷컴에 의하면 이 사건은 유튜브 구독자 수 100만명을 넘긴 인기 버추얼 유튜버 A양이 고소장을 제출하며 시작됐다. A양은 트위터에서 2021년 11월부터 한 네티즌에게 "너를 xxxx하겠다", "1개월 안에 x해한다"와 같은 내용에 칼을 형상화한 이모티콘 등을 포함한 게시물을 받았다.

A양 측은 "이러한 행위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해당 네티즌을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네티즌의 개인 정보를 보유한 트위터 측은 법정 대리인을 내세워 "버추얼 유튜버를 향한 투고는 아바타를 겨냥한 것이지 실제 인간을 노린 것이라 볼 수 없다"는 반론을 제기했다.

도쿄지방재판소의 쿠로키 코타 판사는 "피고가 '너'라고 지칭한 것은 컴퓨터 그래픽화된 아바타가 아닌, 이를 연기하는 배후의 개인을 지칭한 것으로 간주된다"며 "따라서 이번 사건은 피고가 실존하는 인간인 원고의 생명, 신체에 해를 끼치겠다고 협박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진=도쿄지방재판소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도쿄지방재판소

버추얼 유튜버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외모, 이름, 출신 등 실제 신상정보를 숨기고 활동하는 경우가 잦다. 이로 인해 이번 사건과 같이 협박, 모욕, 악플 등 연예인을 상대로 한 범죄는 물론 신상 정보를 파헤쳐 공개하는 등의 악질적 행위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최근 일본 버추얼 유튜버 업계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홀로라이브 프로덕션과 니지산지는 이달 5일, 명예훼손·프라이버시권 침해·가짜 뉴스·채팅 테러·스토킹·협박 등 다양한 범죄 행위에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일례로 니지산지에서 지난 2019년 데뷔한 버추얼 유튜버 Y양은 2020년 10월, 계약 위반을 이유로 퇴출된 전 멤버와 불화가 있었다는 이유로 여러 억측과 악플에 시달렸다. Y양은 사건 이후 장기간 휴식을 취하며 악질적인 네티즌들을 상대로 소송전에 나섰다.

Y양의 법적 대리인인 오자와 카즈히토 변호사는 올 6월 "재판부에서 Y양이 문제를 제기한 유튜브 동영상들이 실제 인간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구글을 상대로 한 발신자 정보 공개 청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