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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비야디, 세계 1위 테슬라 '턱밑까지'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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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 비야디, 세계 1위 테슬라 '턱밑까지' 추격



비야디의 판매실적 추이 및 올해 전망. 사진=비야디/닛케이아시아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의 판매실적 추이 및 올해 전망. 사진=비야디/닛케이아시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무게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의 판매량이 올들어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면서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라는 지위를 한번도 내준 적이 없는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왕촨푸 비야디 회장 “올해 비야디, 지난해와는 다를 것”


왕촨푸 비야디 회장.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미지 확대보기
왕촨푸 비야디 회장. 사진=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11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지난달 홍콩에서 비야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비야디가 머잖아 테슬라로부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라는 자리를 넘겨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해외수출 물량까지 포함해 올해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배가 많은 360만대 수준으로 늘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적어도 300만대까지는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테슬라가 지난해 기록한 전세계 판매량이 130만대를 웃돌았으므로 그의 말이 현실화된다면 1위 자리는 따놓은 당상인 셈이지만 왕 회장의 바람처럼 300만대를 웃도는 판매량을 비야디가 과연 기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적어도 테슬라를 제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묻어 있는 발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테슬라의 올해 목표를 180만대로 정한 가운데 비야디의 그동안 판매 실적을 감안하면 올해 175만대를 기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를 제치고 1위까지 차지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테슬라와 막상막하의 판매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은 있다는 얘기다.

◇테슬라가 위협 느끼는 이유


실제로 비야디의 최근 판매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비야디의 행보는 테슬라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비야디가 발표한 지난 1분기 전기차 판매실적은 26만대로 테슬라가 발표한 같은 기간의 판매량 42만대에는 크게 못미친다.

그러나 한꺼풀 더 들여다보면 테슬라 입장에서는 위협을 느낄만한 대목이 여럿 있다.

첫째 이유는 테슬라의 판매실적이 대대적인 가격 인하를 펼친 덕분이라는데 있다. 가격 인하 정책과는 담을 쌓았던 테슬라가 처음으로 공세적인 가격 인하 드라이브를 전개하지 않았다면 두 업체의 실적 차이가 더 적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둘째는 판매 증가율이다. 출고량 기준으로 테슬라의 지난 1분기 판매실적은 42만28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36.4%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비야디의 출고량은 26만46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출고량 자체는 테슬라가 여전히 월등히 앞섰으나 증가율로 보면 비야디가 월등히 앞섰다는 얘기다. 다른 변수가 없이 이대로 간다면 비야디의 출고량이 테슬라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비야디는 테슬라가 촉발시킨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생산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테슬라와 격차를 줄여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을 늘릴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가 일어나면서 시장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가 절감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왕 회장이 “비야디가 생산량을 확대해 나가면서 비야디가 누릴 수 있는 잇점도 늘어날 “”이라면서 “올해의 비야디는 지난해보다 강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밝힌 이유다.

◇비야디가 극복해야 할 변수들


그러나 비야디 입장에서는 크게 3가지 변수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테슬라 따라잡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지적했다.

첫째 변수는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차 신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 지원제도를 완전히 폐지한 것. 닛케이는 “비야디의 지난해 순익이 전년 대비 450%나 폭증했다고 하지만 이 가운데 60%가 정부 보조금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둘째 변수는 비야디의 영업망과 정비 역량이다. 영업과 정비 인력을 아울러 보강하지 않고 생산량만 늘리려 할 경우 제품 불량과 그에 따른 소비자 불만 증가와 리콜 사태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것.

셋째 변수는 해외시장이다.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판매실적이 지난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한 비중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비야디가 해외 영업망을 대폭 강화하지 않고 테슬라를 따라잡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