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IC, 미 의회에 기업의 직원 봉급 지급용 계좌 등 한도 인상 입법 요구
이미지 확대보기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1일(현지 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시그니처은행 파산을 비롯한 일련의 사태와 비보호 예금 보호 승인 결정 등의 과정을 보면 미국 은행 시스템에서 예금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FDIC는 대공황 직후에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설립된 정부 기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FDIC가 미 의회에 예금보호 한도를 올릴 수 있는 입법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FDIC가 지급 보증 한도를 올리려는 예금은 개인이 아니라 기업 예금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현재 FDIC와 미 의회는 예금보호 확대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직원들에게 봉급을 주려고 기업이 개설한 계좌의 보호 한도를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또 기업이나 개인 계좌 구분 없이 예금보호 한도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의회 일각에서는 현재의 금융 혼란 사태를 잠재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예금보호 한도를 높이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을 당시에 미 의회가 일시적으로 예금보호 한도를 높인 전례가 있다.
FDIC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 은행 예금 중 개인당 한도인 25만 달러가 넘어 지급보증을 받을 수 없는 소위 비보험 예금이 7조7000억 달러가량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미국 은행 예금의 43%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룬버그 FDIC 의장은 “대부분 예금이 보호를 받지만, 갈수록 비보험 예금액이 증가하고 있고, 이는 그만큼 은행 시스템의 뱅크런 노출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보험 예금에 관심이 커질수록 뱅크런 위험이 증가하고, 이것이 금융 안정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약 2개월 전 SVB 파산 이후 예금주들은 미국의 중소 은행에서 예금을 대거 찾아가 대형 은행이나 머니마켓에 맡겼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지난 1985년 설립된 이후 줄곧 흑자를 기록하면서 건전한 경영 상태를 보여왔고,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SVB,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세 번째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큰 은행으로 꼽히면서 지난달 24일 현재 1020억 달러에 달하는 뱅크런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금 보호가 되지 않는 예금액은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전체 예금의 68%에 달했고, 상당량의 예금이 이미 인출됐다. 작년 말 대비 지난 1분기에만 예금액이 40% 이상 줄었고, 실제 예금 인출액은 1000억 달러(약 134조원)가 넘었다.
그렇지만 FDIC가 예금보호 한도를 높이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무리한 경영으로 파산 운명에 직면한 ‘좀비 은행’이 퇴출당하지 않으면 은행들이 이 제도를 믿고, 위험한 투자를 하거나 방만하게 경영을 할 수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