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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임박 애플 '비전 프로', 연간 생산량 25% 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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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임박 애플 '비전 프로', 연간 생산량 25% 증량

2월 초 실제 판매 전망…연 생산량 추산치 40만→50만 확대
새로운 생태계 '공간 컴퓨팅' 구축…메타 등 기존 업체 '긴장'

애플이 내년 2월 초 새로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내년 2월 초 새로운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의 새로운 가상·증강현실(VR·AR)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가 임박했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연간 생산량이 4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되는 등 새로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WCCF테크와 맥 루머, 애플 인사이더 등 외신들은 최근 일제히 "애플이 '비전 프로' 대량 생산을 시작했으며 내년 1월 말, 2월 초 소비자 상대로 판매를 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궈밍치(郭明錤) 톈펑국제증권 연구원의 연말 보고서를 인용했다. IT업계의 대표적인 애플 소식통인 그는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애플의 가장 중요한 제품 비전 프로는 현재 대량 생산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내년에 약 50만 대가 시장에 보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전 프로 출시가 임박했다는 설은 다른 업계인들의 주장과도 교차 검증된다. 궈밍치 연구원과 더불어 '애플 통'으로 꼽히는 마크 거먼(Mark Gurman) 블룸버그 특파원 역시 이달 20일 "비전 프로는 중국 소재 시설을 중심으로 실제 생산 단계에 들어갔다"며 "2월께 소비자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당초 비전 프로 2024년 판매 목표치를 40만대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선 주장들이 모두 사실이 된다면 비전 프로는 애플의 기존 예상 대비 25% 많은 기기가 생산되는 셈이다. 이는 애플이 비전 프로의 판매에 대해 낙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전 프로를 활용해 영상 콘텐츠를 증강현실(AR) 형태로 관람하는 모습.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비전 프로를 활용해 영상 콘텐츠를 증강현실(AR) 형태로 관람하는 모습. 사진=애플

비전 프로는 올 6월 애플 자체 연례행사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최초 공개된 하드웨어다. 기존 시장에 출시된 VR 헤드셋과 달리 AR 기능을 통합, 온전한 '혼합현실(MR)'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바탕으로 새로이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기존의 VR 헤드셋 생태계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며, 이를 위해 자체 운영체제 '비전OS'를 선보이고 월트 디즈니 컴퍼니, 유니티 테크놀로지 등과 협업하고 있다.

비전 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력한 하드웨어 스펙과 경쟁 기기보다 경량화된 무게, 그리고 굉장히 높은 소비자 가격이다. 애플이 당초 제시한 비전 프로의 무게는 450g, 소비자 판매가는 3499달러(약 450만원)다.

기존 업계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VR 헤드셋인 메타 플랫폼스 '퀘스트 프로'는 무게 722g에 999달러(한화 144만9850원)에 판매되고 있다. 비전 프로는 이에 비해 무게는 3분의 2 수준이나 가격은 3배 가까이 높다.

비전 프로를 착용한 채 영상 통화를 하는 모습.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비전 프로를 착용한 채 영상 통화를 하는 모습.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

국내 VR업계는 대체로 애플의 시장 진입을 환영하는 반응이다. 비전 프로 하나만으로 시장에 큰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이후 애플의 행보가 이어진다면 충분히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 VR업계 관계자는 "비전 프로 자체는 가격만 봐도 알 수 있듯 일반인보다는 VR 콘텐츠 전문 개발사 등 전문가용 기기에 가깝다"며 "콘텐츠 개발 활성화를 위한 기기를 1차 출시한 후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 더욱 저렴한 보급형 기기를 내놓는 형태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는 또 "아이폰이 대중적인 모션 캡처 기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VR·AR 분야에 있어 애플 플랫폼 자체의 잠재력도 높다"며 "메타 등 기존 시장의 주요 업체들 입장에선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이폰은 페이셜(안면) 캡처에 있어 가장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높은 품질을 보장해 버추얼 유튜버 등 관련 업계인들이 보편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애플과 앱 마켓 독과점 문제로 법정 공방을 벌인 앙숙 에픽게임즈 또한 언리얼 엔진의 모션 캡처 기능 '메타휴먼 애니메이터'와 연동되는 대표적인 하드웨어로 아이폰을 지목할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VR 기업 임원은 "퀘스트 프로는 이용 편의성 등에 있어 다소 문제가 있음에도 '보편적인 전문가용 기기'로서 대체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용해야 했던 면도 있다"며 "자연히 비전 프로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도 높으며, 적지 않은 이들이 비전OS 기반 앱 개발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