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조사서 미국 순 잔액 +59%→+2% 폭락,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 영향
영국 투자 매력도 -12%→+13% 급상승, 인도와 함께 1위 기록
영국 투자 매력도 -12%→+13% 급상승, 인도와 함께 1위 기록

딜로이트가 주요 영국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는 응답자의 순 잔액이 +2%에 그쳤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4년 말 +59%에서 급락한 수치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달 미국의 공식 데이터가 보여준 2025년 초 해외 직접투자 급감과 궤를 같이 한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계획에 대한 기업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반면 영국 기업 경영진들은 자국 시장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영국의 투자 매력도 순 잔액이 -12%에서 +13%로 상승해 인도와 함께 투자 매력도 1위를 차지했다.
딜로이트 UK의 리처드 휴스턴 선임 파트너 겸 CEO는 "이러한 결과는 영국이 현재 선도적인 글로벌 투자 목적지로 간주되는 것에 대한 정서 변화를 보여준다"며 "이러한 새로운 자신감은 위험 선호 성향 증가와 함께 환영할 만한 일로, 영국이 제공하는 상당한 투자 잠재력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국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영국은 6360억 달러 포지션을 가진 최종 수익 소유자로서 미국에 대한 4번째로 큰 직접투자국이었다. 이는 양국 간 경제적 유대가 여전히 강력함을 보여주지만, 최근 투자 심리 변화는 향후 관계에 변화를 시사한다.
딜로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경영진들은 지난 4월 발표된 조사 대비 기업 신뢰도가 상승했다고 보고했다. 여전히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낙관론 지수는 전 분기 -14%에서 -11%로 개선됐다.
그러나 영국의 기업 설문조사들은 일반적으로 약한 경제 성장을 가리키고 있어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에게는 과제가 되고 있다. 시장 예상에 따르면, 리브스 장관이 다음 예산에서 세금을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사는 6월 16일부터 29일까지 66명의 CFO와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 중에는 총 시장 가치가 3860억 파운드에 달하는 37개 상장기업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영국 기업들의 투자 심리 변화가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불확실성,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새로운 경제적 정체성 모색,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영국 기업들이 자국 투자를 선호하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경제 정책 변화와 함께 팬데믹 이후 리쇼어링(본국 회귀) 트렌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가 영국과 함께 투자 매력도 1위를 차지한 것은 영국 기업들이 전통적인 서구 시장을 넘어 신흥국으로 투자 시선을 돌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글로벌 경제 성장 동력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향후 영국 기업들의 투자 패턴 변화는 글로벌 자본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미·영 경제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