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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장인화 시대 개막-1] ‘강한 리더십’으로 그룹 위상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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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장인화 시대 개막-1] ‘강한 리더십’으로 그룹 위상 높여야

국내 재계 유일 ‘전문경영인 대기업’ 10대 회장 오르는 장인화 후보
‘산업의 쌀’ 철강 최고 기업, ‘IT의 쌀’ 반도체 제패한 삼성전자 위상
‘주인 없는 기업’ 지적 많지만, 오히려 전문경영인 체제가 대성과 이뤄내
‘외풍’에 흔들. 포스코그룹 위상 키우기 위해 강한 ‘CEO 리더십’ 키워야

포스코그룹이 오는 21일 장인화 후보를 새 회장으로 선임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현재 철강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 상황에 처했으며, 신수종 사업인 이차전지도 시황이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그룹을 이끄는 장 후보가 어떻게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장 회장 선임을 앞두고 그가 향후 포스코그룹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해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1. ‘자랑스러운 포스코’를 재건한다
2. 모태사업 ‘철강’ 경쟁력 강화한다
3. 이차전지 ‘컨트롤 타워’ 세워야
4. 계열사와 ‘세계화’ 재추진 필요
5. 기업문화 ‘製鐵報世’로 진화한다

장인화 포스코 부사장(당시, 왼쪽)이 지난 2018년 2월 15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4고로를 둘러보고 설 연휴에도 여념 없이 조업 현장을 지키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포스코그룹 회장 최종 후보로 선출된 장 회장을 선임한다. 사진=포스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장인화 포스코 부사장(당시, 왼쪽)이 지난 2018년 2월 15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4고로를 둘러보고 설 연휴에도 여념 없이 조업 현장을 지키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포스코그룹 회장 최종 후보로 선출된 장 회장을 선임한다. 사진=포스코그룹

오는 21일 포스코그룹이 장인화 회장 후보의 취임을 통해 ‘자랑스러운 포스코’를 재건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딘다.

그룹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장 후보를 제10대 그룹 회장으로 선임한다.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MIT 해양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그는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철강 및 신사업 분야 최고 전문가다.
2018년 당시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했던 포스코의 철강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신사업과 마케팅 및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사업 전반을 경험했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장 회장은 2021년 회사를 떠난 뒤에도 포스코맨으로부터 여전히 신뢰를 받고 있는 덕장(德將)이다.

이날 가장 주목받는 것은 장 후보가 제시할 ‘포스코그룹의 미래’다. 포스코그룹은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는 △모태 사업인 철강의 본원적 경쟁력을 키우고 △설립 때부터 정신적 유산으로 계승해 왔던 포스코 고유의 기업정신을 새 시대에 맞춰 발전시키며 △‘국민기업’으로서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포스코라는 신뢰를 심어줘야 하고 △이차전지 등 비철강 사업의 동반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줬다.

특히 모든 포스코맨을 하나로 묶어주는 ‘포스코(POSCO)’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강업계는 뜨거운 쇳물로 철강재를 만드는 만큼 현장에서의 직원 안전과 제품 품질 유지가 생명이다. 이렇다 보니 다른 업종에 비해 구성원의 조직력과 응집력이 강하다고 알려졌다.

철강업체 가운데에서도 포스코그룹의 응집력은 특출나다. 하지만 설립 50년이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 ‘제철보국(製鐵報國)’ 정신이 희석됐고, 신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철강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었으며, 무엇보다 MZ 등 신세대 사원이 입사하면서 과거와 같은 애사심이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과도한 경영 개입과 경영진 비판 등 그룹에 흠집을 내려는 불법 의혹 등에 수없이 노출되면서 받은 상처도 크다.

가장 많은 지적이 포스코그룹은 ‘주인(오너) 없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다시 말하면 국내 상위 10대 대기업 가운데 태생부터 전문경영인 제도로 운영된 기업은 포스코그룹이 유일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오너가 없기 때문에 포스코그룹 전 임직원이 주인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심을 수 있었고, 이는 강한 응집력으로 이어져 세계 최고의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IT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세계시장을 제패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큼이나 ‘산업의 쌀’인 철강재를 세계 최고의 품질로 공급한 포스코가 있었기에 조선‧자동차‧건설 등 후방산업이 대한민국과 세계를 이끄는 대표 업종이 됐다는 점은 대한민국 기업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자식들에게 삼성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하는 등 오너 기업들이 다음 세대로 경영권을 이양하면서 전문경영인 기업화하고 있는 가운데, 처음부터 전문경영인 기업을 표방한 포스코그룹은 벤치마킹 사례가 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사외이사 제도와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를 도입했고, 가장 활발한 주주친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포스코그룹의 선진화한 경영시스템을 해외 투자자들은 인정하고 호응을 보내고 있으나, 정작 국내에서는 평가다운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새 회장이 선임될 때마다 이 문제가 지적되었으나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장 후보가 풀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CEO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CEO 리더십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외부의 개입과 간섭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21일 장 후보의 발표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변이자 해결책이 될 전망인데, 특히 그의 경영 방향을 함축하는 ‘슬로건’이 무엇이 될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임 회장들도 이러한 슬로건을 제시했다. 이구택 전 회장은 ‘글로벌 포스코’로 포항과 광양에 집중했던 포스코그룹을 해외로 확장했고, 정준양 전 회장은 ‘포스코 패밀리’ ‘꿈과 희망, 소재와 에너지로 더 나은 세상을’을 통해 최초의 고로 일관제철소 해외 건설,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수, 호주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 참여 등 해외자원 개발을 시도했고 이차전지 소재사업의 초석을 놓았다.

권오준 전 회장은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를 주창하며 내실을 다지는 경영으로 포스코그룹의 역량을 강화했고, 최정우 회장은 ‘기업 시민’과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내세우며,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하고, 해외자원 개발과 이차전지 소재사업 등을 수익화 단계로 올려놓았으며, 수소와 에너지 등을 묶어 7대 핵심사업 체제를 구축했다.

장 후보가 어떤 슬로건을 내놓을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앞서 언급한 당면 과제의 해법을 담을 수 있는, 그러면서 포스코의 역량을 자부할 수 있는 수식어가 쓰일 것으로 보인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