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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100달러 돌파 '초읽기'...美 금리 인하 연기·바이든 재선 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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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100달러 돌파 '초읽기'...美 금리 인하 연기·바이든 재선 암운

공급 쇼크,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국제 유가 오름세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공급 쇼크로 인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7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 멕시코의 원유 생산 감축 등으로 인해 배럴당 90달러를 넘은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 확률이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멕시코가 최근 원유 수출량을 줄여 미국 정유업체들은 미국이 보유한 원유를 정제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단을 위한 해상 작전을 강화하고 있고, 베네수엘라가 그다음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에서 원유 수송을 방해하고 있는 것도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는 요인이다.
글로벌 원유 거래업체들은 갑작스러운 공급망 교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휘발유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악화를 우려한다.

국제 유가의 기준유인 브렌트유가 2년 만에 처음으로 곧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다시 오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올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며 피벗(정책 전환)을 준비해 왔으나 물가가 다시 오르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다.

미주 대륙에서 멕시코의 원유 수출이 지난달에 35%가량 줄었고, 이는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황 함유량이 2.5% 이상인 중질성 원유(sour crude) 생산이 줄어들어 멕시코의 국영 석유기업 페멕스는 해외 정유업체와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제 유가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해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었다. 지난주에 마지막으로 장이 열린 5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1.17달러로 마감하면서 이틀째 90달러대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분)도 90.89달러로 오르면서 90달러 선을 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뉴욕 시장이 부활절 연휴로 문을 열지 않았던 지난달 29일을 빼면 지난달 28일 이후 이달 5일까지 6거래일 연속으로 국제 유가가 올랐다. 국제 유가는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이 공습을 받아 이란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등 7명이 사망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란은 이를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단정했고, 이스라엘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을 다짐했다. 이스라엘은 4일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대치로 인해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오는 8월 또는 9월 말 이전에 국제 유가가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여름 지정학적 긴장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등을 들어 유가가 배럴당 95달러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씨티그룹은 연내 배럴당 100달러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