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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K푸드 세계화’ 베트남 교두보 삼는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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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세계화’ 베트남 교두보 삼는 식품업계

대상‧팔도, 베트남에 제2공장 설립
하이트진로는 첫 해외 공장 설립 중
대상 자회사인 대상베트남과 대상득비엣이 각각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흥옌성에 제2공장을 완공했다. 사진은 대상득비엣 흥옌 공장. / 사진=대상이미지 확대보기
대상 자회사인 대상베트남과 대상득비엣이 각각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흥옌성에 제2공장을 완공했다. 사진은 대상득비엣 흥옌 공장. / 사진=대상
국내 식품업계가 베트남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상을 비롯해 팔도와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에 공장을 추가 설립하거나 설립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베트남을 교두보로 점찍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K컬처가 확산 되면서 대한민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문화가 관심을 끌면서 자연스레 국내 먹거리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 국내 유통기업들은 일찍이 베트남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해 왔다. 최근 그 성과를 내며 힘을 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그렇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상과 팔도만 해도 베트남에 새 공장을 세운 것이 아닌 제2공장을 설립하면서 베트남 시장 진출이 아닌 확장에 나서고 있다.

대상의 경우 1994년 베트남 정부의 투자허가를 받아 현지법인 미원 베트남(MIWON VIETNAM CO.LTD)을 최초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1995년 하노이시 인근 벳찌에 공장을 설립해 발효조미료 미원의 생산·판매를 시작했고, 2016년 9월, 베트남 현지 육가공업체인 득비엣푸드를 인수하며 육가공 시장에도 진출했다.
2020년 하이즈엉 공장 준공에 이어 올해도 대대적으로 신규 제조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사업영역을 적극적으로 넓히며 베트남 식품 산업을 선도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어 4일 대상 자회사인 대상베트남과 대상득비엣이 각각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흥옌성에 제2공장을 완공하고 글로벌 생산 역량 확대를 통한 K-푸드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은 대상 글로벌 사업의 핵심 국가로, 지난해에만 식품과 소재 사업을 합쳐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6년 전인 2017년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로, 최근 K푸드 열풍에 힘입은 소비자 수요 증가 영향이 큰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상의 글로벌 식품 브랜드 오푸드(O’food)의 ‘김’은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에 등극했고 현지 채소를 활용해 직접 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편의형 김치양념을 비롯해, 간편식 떡볶이, 핫도그 등 K-간식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대상은 베트남 사업 확대를 위해 대상베트남의 ‘하이즈엉 공장’과 대상득비엣의 ‘흥옌 공장’에 총 300억원 수준의 투자를 단행, 각각 신규 공장동 1개씩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팔도도 지난 4월 베트남 제2공장을 완공했다고 발표했다. 공장 신설은 베트남 현지 수요 증가에 따른 물량 확보 목적이다. 팔도는 제2공장의 설비 확충을 지속하며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팔도 관계자는 “국내 수준의 생산품질을 갖춘 베트남 제2공장은 팔도의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新)공장은 베트남 남부 떠이닌성 인근에 있다. 3만3920㎡(1만260평) 대지에 연면적 1만2506㎡(3783평) 규모다. 제2공장은 라면뿐만 아니라 음료 생산이 가능해 팔도의 현지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제1공장은 베트남 동북부 푸토성에 있으며 총 3개의 라면 생산라인을 갖췄다. 팔도는 제2공장 완공으로 베트남 남북으로 이어지는 생산벨트를 구축했다. 제1, 2공장 모두 판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엄격한 국내 생산품질 기준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내수용과 동일한 품질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공장 완공과 함께 생산량도 확대된다. 조리면, 즉석면 등 라면 제품은 연간 1억개, 음료는 1억5000만개 생산할 수 있다. 2025년 예정된 라면 생산라인 증설이 완료되면 라면 생산량은 연간 4억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존 제1공장 생산량을 합하면 베트남 현지에서만 연간 7억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해진다.

하이트진로도 주류 세계화를 위해 베트남에 진출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하이트진로싱가포르 베트남 소주 생산 공장 건립을 위해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 사업자와 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트진로가 해외 생산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트진로싱가포르는 해외 공장 건립 추진 배경으로 △해외 소주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 △원가 경쟁력 △현지 브랜드 및 제품 출시 가능성 등을 들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6년간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량은 연평균 약 15%씩 증가하고 있다”며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10년 후에는 2022년대비 해외 소주 판매량이 약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