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연합정부의 선거 패배로 일본의 정치 및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의 달러 강세 분위기와 맞물려 달러·엔 환율은 28일(현지 시각) 뉴욕시장에서 한때 1% 급등하며 153.88엔까지 상승했다.
토론토 포렉스라이브의 애덤 버튼 수석 외환 애널리스트는 "엔화는 올해 가장 변동성이 큰 주요 통화였으며 깜짝 선거 결과로 향후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자민당이 의회에서 당의 정책을 통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 속에 경우에 따라 자민당이 제3당과 새로운 연정을 꾸려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이즈미 데빌리에 수석 이본 이코노미스트는 “새 정부가 어떤 모습일지, 잠재적 연정 파트너가 어디인지, 연정 합의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확실히 엔화 자산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트레이더들은 이번 투표로 금리 인상을 좌지우지할 정치적 자본이 없는 정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크며, 또 다른 회전문 리더십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당장 이번 주 일본은행(BOJ)의 정책회의에서 금리 결정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 요인이 가중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해 30일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과 함께 엔화는 당분간 약세 흐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BNY의 애널리스트들은 달러·엔의 다음 목표치를 155엔으로 제시하면서, 160엔은 일본 재무성의 개입을 끌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속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투자관리 회사 노이버거 버먼의 케이 오카무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장기적 궤적을 보면, 연준이 금리를 계속 인하할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엔화는 절상될 것이고 일본은 앞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