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기업들은 지난 4월 중국 당국이 자본시장 개혁 계획을 발표한 이후 투자자들에 대한 현금 배당을 늘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지급하는 중간 배당금 규모가 내년 1분기(1~3월)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129억 달러(약 19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배당금 지급 규모도 이미 162억 달러(약 24조 원)를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했다. 이는 해당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미 달러화의 전방위적인 강세와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고조 전망으로 안 그래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위안화에 '설상가상'의 상황이 되는 셈이다.
배당금 지급 과정에서의 자금 유출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장기적인 목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시장 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시험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중국 정책 당국은 현재 1년 만에 최저치 근방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호주&뉴질랜드 뱅킹 그룹의 싱 자오펑 선임 전략가는 "홍콩에 상장된 많은 기업이 중간 배당을 도입하면서 외화에 대한 고객 수요 증가의 대부분은 배당금 흐름에 기인한다"면서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을 위해 다른 통화로 환전함에 따라 배당금 지급 빈도와 순 금액 증가가 계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례없는 1180억 달러(약 174조 원)의 배당금이 지급된 데 이어 홍콩 항셍 중국 중앙 국유기업 지수 해당 회사들의 중간 배당금은 내년 1분기에도 총 97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업별로는 중국건설은행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내년 1월 말 65억 달러의 중간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차이나 모바일은 9월에 69억 달러의 중간 배당금을 지급해 전년 동기 대비 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배당금 지급 증가 등으로 올해 항셍 지수는 23% 상승했다. 이는 중국의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인 CSI300 지수 상승률인 16%를 크게 앞선 수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