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8일까지 한 주간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인용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및 기타 트레이더들이 9억3200만 달러(약 1조3600억 원) 상당의 미국 달러 약세 베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지난 1월 중순 달러 강세에 340억 달러(약 50조 원) 상당을 베팅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반전이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강세 전망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오히려 달러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가에서는 2025년에 들어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전망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한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적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우세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경제의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달러는 기대만큼 상승하지 못한 채 분위기가 돌아서고 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이번 주 소폭이나마 상승했지만, 3월 월간으로 2023년 말 이후 최약체 흐름을 보였다.
도이체방크 전략가들은 19일 자 투자자 메모에서 "트럼프의 무역 정책 공약에 기반해 달러에 대해 이전에 예상했던 지지선이 이미 퇴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 아그리콜 CIB의 전략가들은 ”공공 부문 해고 및 이민 제한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무역 전쟁이 미국의 성장에 타격을 주고 달러에 대한 부정적 심리를 촉발할 것“이라며 달러화에 대한 전망치를 낮췄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벡텔 외환 부문 책임자는 ”올해 초 트럼프와 관련된 달러 롱(매수) 거래에 너무 많은 과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는 한편, 이날 거래에서는 유로 및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상승하며 지난 2월28일 이후 3주 만에 처음으로 주간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시사하면서 달러화 반등을 끌어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