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접점 높은 고브랜드 확보 통해 새로운 오디오 생태계 구축
M&A 통해 기술력 확보, 생존전략 재구상
M&A 통해 기술력 확보, 생존전략 재구상

이번 인수는 산업 측면에선 글로벌 프리미엄 오디오 사운드 통합 생태계 구축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회장과 삼성이라는 그룹 차원에서 보면 M&A에 다시 강력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이 회장의 M&A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미국 마시모(Masimo)의 오디오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M&A 활동에 나섰다.
하만에도 대중 브랜드부터 고급 브랜드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존재하지만, 고급화 전략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하이엔드 포지션인 B&W 인수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급 오디오 시장에서 새로운 전략이 점쳐진다.
이 회장의 M&A 전략은 대규모 연쇄 인수보다는 핵심 기술 보강에 집중된 '스마트 M&A'로 요약된다. M&A 후 완전한 통합보다는 자회사 또는 협업 브랜드로 운영하며 기술을 내재화하거나 플랫폼화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단기 재무 성과보다는 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가 주를 이루는 접근 방식이다. 이 회장은 10년에 걸쳐 '파운드리–AI–이미지센서–전장–사운드'로 이어지는 기술 생태계 퍼즐을 맞춰나갔다. 업계는 향후 이 회장이 AI 반도체, 로봇, 바이오 분야에서 추가 M&A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한다" "기술 없이는 미래가 없다" 등을 언급하며 기술 경쟁력의 중요성을 어필해 왔다. 이어 "M&A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 등을 강조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번 M&A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2017년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원)에 인수함으로써 삼성전자 역사상 최대 규모 M&A를 단행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시대를 대비한 전장 플랫폼 진출의 결정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초반 질타를 넘어선 후 삼성전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오디오 시스템 등에서 유럽·미국 완성차 업체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전장 부문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와의 시너지도 가시화되며, 하만은 '제2의 삼성전자' 전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 회장이 M&A에 재시동을 거는 이유는 앞서 임원급 교육에서 언급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꾸준히 준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삼성전자에서 느껴지는 강점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반도체 초격차를 자랑했던 과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새로운 생존 전략을 위해 본격적인 M&A에 나서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술력의 삼성전자를 복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M&A를 통해 수익뿐 아니라 기술력 확보에도 노력해온 만큼 이번 M&A를 시작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삼성전자가 기대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