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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5] 차기 정부가 쥔 통상협상 열쇠…재계, “산업 경쟁력이 협상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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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5] 차기 정부가 쥔 통상협상 열쇠…재계, “산업 경쟁력이 협상카드”

韓美 무역협상, 차기 정부 몫으로
외교통상 공약 미묘하게 다른 李·金
공급망 우위 확보로 美中 대적해야
산업 육성과 시장 다변화 전략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미·중 무역 갈등으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며 다음 21대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외교·통상 정책 공약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후보들의 외교·통상 정책에 따라 향후 우리 기업들의 산업 방향성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정·재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개국과 외교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약속했다. 반면 김 후보는 외교안보 공약으로 한미 동맹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통상외교를 두고 양당의 대선 주자가 차이를 보이며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기업들의 대미·대중 투자와 판매 전략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당장 차기 정부의 첫 임무 중 하나인 한미 통상외교 협상 결과가 기업들의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미 통상·재정 당국 장관이 7월 8일을 시한으로 벌이는 2+2 무역 협상은 차기 정부에서 마무리될 것이 유력하다. 이번 주중 미국에서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6월 중순에는 고위급 중간 점검을 거칠 예정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제주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정치 상황을 빌미로 불필요하게 협상을 지연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미국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2016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중국의 경제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높여왔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 제품을 대체할 것을 개발하고,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자기 편을 들어달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을 넘어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강대국들도 무시 못 할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을 근본 해법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 조선업은 탄탄한 기반과 뛰어난 기술력에 힘입어 대미 통상협상의 주요 협상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나아가 우리 반도체 기업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이 없으면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 가속기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중 패권경쟁의 파고 속에서 향후 한국의 협상 카드가 될 만한 산업을 키우기 위한 재계의 고민도 깊어졌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미국, 중국보다 국내총생산 기준 경제 규모가 작은 한국은 규칙을 받아들이는 ‘룰 테이커’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보호무역주의 속에서는 WTO 체제에 기반한 하나의 스탠다드를 쫓아갈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한국이 (경제 규모가 큰 개별 국가와) 싸울 수 있는 힘을 갖춰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통상무대 다변화 전략도 재계가 요구하고 있다. 경제5단체는 대선 후보 정책 제언집을 통해 최대 수출 시장이자 첨단 기술의 첨병인 미국에 대한 통상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수출 시장 다변화와 첨단기술·자원 공급망 확충에도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핵심 광물을 보유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 시장 거점 국가와 무역협정을 맺어 파트너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