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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K경제 리더십] "투자가 곧 전략"…포스코, 소재·현지화 승부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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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K경제 리더십] "투자가 곧 전략"…포스코, 소재·현지화 승부 속도 낸다

'시황 부진' 이차전지·철강 소재에 투자 지속
양·음극재 광물·소재 투자로 밸류 체인 구축
관세전쟁에 인도·미국 철강 현지 생산 거점
투자로 미래 성장 경험…"핵심사업 역량 집중"
포스코가 저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 설비에 적합하도록 개발해 생산 중인 망간 함유 합금 '고망간강'이 진공흡착식 크레인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가 저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 설비에 적합하도록 개발해 생산 중인 망간 함유 합금 '고망간강'이 진공흡착식 크레인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포스코
글로벌 철강 시장의 관세 장벽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포스코그룹은 미래를 내다보고 생산 현지화와 신소재 사업 확장에 투자 승부수를 던졌다. 리튬·니켈 등 이차전지 소재 밸류 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자원 확보에 속도를 내고, 글로벌 현지 생산으로 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국내외 경쟁사와 손을 잡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부상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시장에서 '고망간강'을 내세운 것처럼 글로벌 시장 확대와 기술 개발만이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철강 경쟁력 재건과 이차전지 소재 경쟁력·혁신기술 선점이라는 양대 목표를 세우고 사업 구조조정과 투자를 진행 중이다. 계열사별로 따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를 아울러 소재 분야 밸류 체인을 만들어 사업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을 위축시킨 캐즘에도 양·음극재 소재 개발과 자원 확보를 멈추지 않았다. 캐즘 이후 에너지 전동화 추세가 나타날 때를 내다보고 당장의 수익 악화 대응에 급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다른 소재들보다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용 소재에 개발을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리튬 채굴 설비를 세우는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고, 아프리카 탄자니아 소재 흑연 광산을 보유한 호주계 광업회사 블랙록 마이닝과 투자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룹 차원의 자금 투자도 이어졌다. 포스코홀딩스는 5256억원을 출자해 포스코퓨처엠 1조1000억원의 유상증자 중 지분율 59.7%만큼 참여하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조달 자금을 GM과 합작해 캐나다에 설립한 양극재 공장과 한국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을 증설하는 데 쓸 계획이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과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의 유상증자에도 각각 3280억원과 690억원을 출자한다.
포스코의 전통적인 주력 산업인 철강도 투자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보호무역주의 시대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높아지는 관세 장벽을 제철소 현지 건립 등 생산 현지화로 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인도 최대 철강사 JSW와 절반씩 투자해 연간 500만톤(t)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3월에는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t 규모의 전기로를 건설하는 사업에도 공동 참여하고, 현대자동차그룹과 철강·이차전지 소재 개발 협력으로 전기차 캐즘을 함께 극복해 나가기로 협의했다.

이러한 투자 결단은 기술과 생산설비 투자만이 미래 성장을 담보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포스코가 개발했던 '고망간강'이 최근 LNG 시장의 부상으로 주목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고망간강은 저온에도 내구성을 유지해야 하는 LNG 저장·운반 설비에 맞게 개발됐다. 니켈 대신 망간을 적용해 성능을 유지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2022년부터 LNG 탱크용 국제표준기술로 정식 채택됐고, 지난해부터는 암모니아 탱크에도 적용이 가능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철강산업 침체 등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그 속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사업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미래 성장을 이끌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희·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