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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이재명, '빈곤의 기억' 정치로 재기…“가난에서 빠져나온 이들의 희망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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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이재명, '빈곤의 기억' 정치로 재기…“가난에서 빠져나온 이들의 희망 돼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4월 27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4월 27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달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차기 한국 대통령으로 3일(이하 현지시각) 실시된 조기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미국 일간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당선인은 정치적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겪은 빈곤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0.73%포인트, 약 24만7077표 차이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불법 계엄령 선포 이후 탄핵되며 정국이 급변했다. LA타임스는 “윤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계엄령을 선포한 혐의로 탄핵돼 현재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이재명의 재기에 길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 당선인은 ‘민주주의 회복’과 ‘약자를 위한 두터운 안전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지난 2022년 3월 기자회견에서 “내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가난과 절망의 웅덩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을 위한 희망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며 “내가 만든 정책의 이면에는 모두 내 비참했던 삶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1963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7남매 중 다섯째로 서울 외곽 성남시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도 가지 못한 채 13살에 공장에 들어가 하루 12시간 납땜 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했다. 이후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으나 검정고시를 통해 중앙대학교 법대에 진학했고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에 감동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성남시에서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2003년 지역 응급의료 공백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성남시립병원 설립 청원운동이 시의회에서 부결되자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겠다”며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시장 재임 중에는 4000억원이 넘는 시 채무를 모두 상환했고 24세 청년에게 연 10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했다.

또 무료 급식, 교복 지원, 산모 건강관리비 지원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추진했으며 2020년에는 끝내 성남시립의료원을 개원시켰다. LA타임스는 “해당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 지역의 핵심 치료거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당선인은 이후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선에 도전했다. 그는 “나는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고 이 자리까지 왔다”며 주류 정치와 선을 그어왔다. 보수진영에서는 그를 ‘포퓰리스트’라 비판하지만 성남의 상대원시장 상인 김승만(67) 씨는 “고생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정치”라고 평가했다.

LA타임스는 “이 당선인은 날카로운 언행으로 비판도 받았지만 극심한 당내 갈등과 야권의 견제를 모두 넘어서며 권력의 중심에 섰다”고 보도했다.

다만 그가 제시한 반도체 산업 육성책은 노동권 후퇴라는 비판도 받고 있으며 다음달부터 발효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자동차 관세 대응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는 “이재명과 트럼프는 모두 강한 성격을 가졌지만 정치적 이념과 성장 배경이 전혀 다르다”며 외교적 충돌 가능성을 예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