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가 당초 2033년까지 전기차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내연기관차(ICE) 개발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토카에 따르면 게르노트 뵐너 아우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전동화 계획에 있어 어떤 마감 시한도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며 "유연한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 가솔린 엔진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우디는 지난해 전기차로 전환 과정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사이의 '교량' 역할로 활용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2033년부터는 내연기관차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이번에 이 방침을 공식 철회하면서 전기차 전환 시점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셈이다.
오토카는 아우디가 내년부터 새로운 가솔린 차량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며 일부는 하이브리드 모델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우디의 이러한 변화는 시장 상황과 지역별 규제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모든 신차의 탄소배출을 금지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현재 아우디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이 약 12%에 그치며 글로벌 비중은 30% 수준이다. 이 수치는 벤츠를 소폭 앞서지만 BMW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아우디는 여전히 전기차 연구개발(R&D)에는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며, 폭스바겐 그룹의 전동화 전략에도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오토카는 이번 방침 철회를 두고 "내연기관 기반 고성능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아우디의 고성능 브랜드 RS 시리즈 역시 내연기관 기반으로 계속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과거 트윈터보 V10 엔진을 탑재한 RS6, 직렬 5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TT RS 등은 아우디 팬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단종된 아우디 TT나 R8의 부활 가능성에 대해서도 뵐너 CEO는 "지금은 말할 수 없다"면서도 "미래에 놀랄만한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