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랠리' 일시적 현상...지속적 확신 부족

가상자산 시황중계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1052분 현재 전날 대비 3.1% 내린 11만11150.85달러에 거래되며 지난 7월1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11만7000달러를 넘으며 급등했으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크로노스리서치의 빈센트 리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월 의장 발언 이후의 비트코인 급등은 유동성이 얇은 상황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뿐 지속적인 확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면서 “레버리지 거래가 청산된 뒤 새로운 촉매가 나타나지 않자 모멘텀이 빠르게 소진됐다”고 평가했다.
‘고래’ 매도설 확산
블록체인 전문매체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한 투자자가 비트코인 2만4000개 이상을 매도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확산했다.
더블록은 웨일와이어(WhaleWire)의 제이콥 킹 최고경영자(CEO)가 공유한 지갑 내역 캡처 화면을 인용해 지난 16일부터 24일 사이 3000~6000개 규모의 물량이 여러 차례에 걸쳐 다른 주소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킹 CEO는 X를 통해 “고래가 매도를 시작하자 공포성 투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가격 급락을 키웠다”면서 “대부분의 자금은 이더리움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크로노스리서치의 빈센트 리우 CIO는 더블록에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단일 요인’을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한 명의 고래라기보다 복수의 고래들이나 대규모 보유량을 가진 거래소가 움직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에서도 확인된다. ETF 시장에서 이더리움 ETF는 8월 들어 꾸준한 자금 유입을 보인 반면, 비트코인 ETF는 소규모 유입과 유출이 반복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크로노스리서치의 빈센트 리우 CIO는 “이더리움 ETF의 스테이킹 승인이 임박하면서 스테이킹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알트코인 가운데 이더리움이 두각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LVRG리서치의 닉 럭 디렉터 역시 “고액 보유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이더리움을 매수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면서 “기업들의 준비금 확대와 맞물려 이더리움의 상승 잠재력에 베팅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점유율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대비 비트코인 비중은 이달 초 약 61%에서 현재 57.94%로 하락했다. 반면 이더리움은 지난주 4946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이날 현재 4600달러 선에 거래됐다.
리우 CIO는 “중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이번 주 28일 발표되는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에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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