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韓美 정상회담서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한미 경제협력 기대감 드러내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韓美 정상회담서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한미 경제협력 기대감 드러내

트럼프 "김정은 올해 만나고 싶다" 북미회담 의지·주한미군 기지 소유권도 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바탕으로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대폭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26(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관세 합의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올해 중 재회담 의지도 밝혔다고 보도했다.

3500억 달러 투자 약속으로 관세 10%포인트 인하 성과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큰 성과는 경제 분야다. 양국은 지난달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487조 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한국 수입품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10%포인트나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FT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잘 지낼 것"이라며 한미 경제협력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양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합의 구체 내용을 담은 공식 자료를 발표하지 않아 해석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조선업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협력 방안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배를 사되 미국에서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조선업 살리기를 위한 이른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 현지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이다.

◇ 트럼프 "김정은과 올해 만나고 싶다" 북미회담 재개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김정은과 내가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알맞은 때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김정은과 회담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역할을 부탁한다""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다음 단계는 북한에 트럼프 타워를 짓고 골프를 치는 것"이라며 유머를 섞어 말하기도 했다고 FT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아 만나려 하지 않았지만, 나와는 만나고 싶어한다""우리는 회담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 정치 혼란 우려와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문제 제기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 같아 보인다""그런 상황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벌어진 정치 혼란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한국 새 정부가 교회를 아주 악랄하게 수색했고, 심지어 우리 군사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가져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것이 아니라 기지 안 한국군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국회에 보낸 뒤 탄핵됐으며, 올해 4월 헌법재판소 만장일치 결정으로 파면됐다. 현재 내란 혐의로 단독 감방에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

군사 분야에서는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문제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많은 돈을 들여 요새를 지었는데, 임대가 아닌 토지 소유권을 갖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은 현재 주한미군 역할 분담을 두고 협상 중이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앞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데 집중하고, 북한을 막는 일은 한국군이 더 많이 맡기를 바라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국방비를 더 늘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최근 한국의 국방비를 늘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한반도 유사시 작전통제권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겨받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번 회담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첫 한미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 새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