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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차 조지아 공장 이민 단속 후 노동환경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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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현대차 조지아 공장 이민 단속 후 노동환경 논란 확산

UAW “현대차, 노동자 안전 무시·이민 노동력 착취” 연방 당국 조사 촉구
지난 4일(현지시각)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미국 조지아 엘라벨의 현대차 전기차 공장을 급습해 족쇄를 채우기 위해 근로자들을 세워놓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일(현지시각)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미국 조지아 엘라벨의 현대차 전기차 공장을 급습해 족쇄를 채우기 위해 근로자들을 세워놓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이민 단속이 노동환경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현대차가 작업장 안전을 지키지 않고, 이민 노동자를 착취해 왔다며 연방 노동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한국과 미국 노동계 모두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지난 9(현지시각) 폭스비즈니스가 전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현대차-LG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약 500여 명 요원을 투입해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 475명이 불법 체류 혐의로 잡혔는데, 이 중 300명이 넘는 한국인이 주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로 확인됐다. 단속 당시 현장은 전쟁터처럼 혼란에 빠졌고, 일부 노동자는 통풍구 등으로 숨는 등 극심한 공포가 감돌았다.

이에 대해 UAW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지난 2년간 현대차에서 근로자 3명이 작업 중 숨진 사실을 공개하며, 현대차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고 노동자의 노조 가입 권리를 무시해 왔다고 밝혔다. UAW 대변인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착취하는 기업이라며 연방 당국은 작업장 안전과 노동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는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의 석방과 송환을 협의해 10일부터 전세기로 국내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지역사회도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현대차 조지아 공장은 8500명가량의 일자리를 만들 예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축이었다. 그러나 이번 단속으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은 공장 건설을 무기한 중단했고, 현대차도 미국 내 직원 출장 금지령을 내리며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 조지아 지역 일부 주민과 정치인들은 불법 체류자를 단속해야 한다면서도, 합법적 노동자를 보호하는 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투자 유치 정책과 강경한 불법 체류 단속 사이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외국 기업의 노동환경과 이민 정책이 맞물린 복잡한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경영과 노동 정책 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