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성장률도 4.8%로 올려...中 내년 성장률은 4.2%로 둔화 전망

세계은행(World Bank)은 7일(현지시각)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4.8%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 ‘약 5%’에 근접한 수치다.
CNBC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중국을 비롯해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전체 성장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이 제시한 올해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기존 4%에서 4.8%로 상향 조정됐다.
세계은행은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조정의 구체적인 배경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덕분에 성장세를 이어온 데에 주목했다. 은행은 다만 이러한 정책 지원이 내년부터는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이 일시적으로 100%를 웃돌았으나, 양국은 11월 중순까지 유효한 휴전에 합의했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평균 관세율은 57.6%로,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중국은 2024년 말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섰고 올해 들어서도 소비 진작을 위해 소비자 대상 교체 구매 프로그램 등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으로의 수출 급감이 동남아시아와 유럽으로의 수출 증가로 상쇄되면서 성장의 주요 동력인 중국의 수출은 올해 들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이 추가 관세 부과를 앞두고 주문을 앞당긴 것도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
다만 그동안 수출 호조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등 국내 성장 제약 요인을 일부 상쇄했지만, 세계은행은 이러한 흐름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에는 4.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수출 증가세 둔화와 함께, 중국 정부가 공공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경기부양 강도를 조정할 가능성이 반영된 것이다.
앞서 세계은행은 지난 6월에는 2025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 시기를 제외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로, 주요 원인은 미·중 무역 불확실성이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