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 멕시코 은·아연 광산에 700만 달러 투자…배터리 핵심광물 2년간 독점 공급

글로벌이코노믹

삼성, 멕시코 은·아연 광산에 700만 달러 투자…배터리 핵심광물 2년간 독점 공급

캐나다 실버스톰과 선급금 계약, 하루 2000t 처리 라파리야 광산 복원
삼성 계열사가 캐나다 광산업체와 손잡고 멕시코 은광 재가동을 추진하며 배터리와 전자부품 제조에 꼭 필요한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멕시코 두랑고주 라파리야 은광 모습. 사진=미네리아엔리네아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계열사가 캐나다 광산업체와 손잡고 멕시코 은광 재가동을 추진하며 배터리와 전자부품 제조에 꼭 필요한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멕시코 두랑고주 라파리야 은광 모습. 사진=미네리아엔리네아
삼성 계열사가 캐나다 광산업체와 손잡고 멕시코 은광 재가동을 추진하며 배터리와 전자부품 제조에 꼭 필요한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광산 전문매체 미네리아엔리네아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 벤처거래소(TSX-V) 상장사인 실버스톰 마이닝(Silver Storm Mining Corp.)이 삼성 자회사들과 선급금 계약을 맺고 멕시코 두랑고주 라파리야 은광 재가동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18개월간 700만 달러 선급금 계약


이번 계약에 따르면 삼성 자회사들은 앞으로 18개월간 총 700만 달러(약 99억 원)를 실버스톰에 선급금으로 지급한다. 실버스톰은 이 자금으로 수년간 문을 닫았던 라파리야 광산단지의 제련소를 복구하고 지하 채굴을 재개할 계획이다. 광산단지에는 하루 2000톤의 광석을 처리하는 제련소와 지하 갱도로 서로 연결된 3개 광산 그리고 숙소와 정비 시설 같은 운영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계약 조건에는 라파리야 광산이 생산하는 납-은 정광과 아연 정광을 재가동한 뒤 첫 2년간 삼성 측에만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은 이를 통해 배터리 제조와 각종 전자부품 생산에 꼭 필요한 광물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해 원자재 조달 경로를 다양하게 확보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개발사에서 생산 기업으로 전환"


실버스톰의 그레그 매켄지 사장은 삼성과의 계약 발표에서 "단순한 프로젝트 개발사에서 실제 생산 운영을 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우리의 전략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 같은 세계 기업의 참여는 자금 지원을 넘어 시장에서 신뢰를 높이고 앞으로 다른 사업 파트너를 확보하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계약은 광산업계에서 주목받는 선급금 방식을 활용했다. 이 방식은 광산 운영사가 미래 생산물을 담보로 당장 자금을 확보하면서도 지분 희석이나 일반 차입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한다. 구매사 쪽에서는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 공급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멕시코 광산업 인프라 활용


두랑고주는 멕시코에서 예부터 은 생산이 활발했던 지역이다. 라파리야 광산단지는 과거 안정적인 생산 실적을 냈으며, 지질 정보가 잘 정리돼 있어 재가동의 기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제련소와 지하 갱도망 같은 핵심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어 새 광산 개발에 견줘 초기 투자 부담과 공사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광산업계에서는 삼성의 이번 투자가 단순한 원자재 확보를 넘어 공급망 투명성과 환경·사회 책임 기준을 강화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흐름을 반영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대형 구매사와 직접 계약을 맺으면 광산 운영사에 더 높은 운영 기준을 요구하지만, 동시에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추가 성장 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