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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값, AI 수요에 연간 40% 급등...‘슈퍼 랠리’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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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값, AI 수요에 연간 40% 급등...‘슈퍼 랠리’ 어디까지

공급 차질·달러 약세·중국 성장 기대…전문가들 “내년에도 강세 가능성”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 위치한 웰라센트 공장의 구리 평선 생산 라인 위에 구리봉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시성 간저우에 위치한 웰라센트 공장의 구리 평선 생산 라인 위에 구리봉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구리 가격이 10여 년 만에 최대 연간 상승률로 올해 거래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공급 차질과 미국 달러화 약세, 중국 경제 성장 기대 개선 및 인공지능(AI) 관련 대규모 투자 확대가 가격 상승의 견인차가 됐다.

구리 가격이 올해 약 41% 상승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급 불안과 전 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빠른 확장 흐름 속에 내년에도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30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 선물은 톤당 1만2405달러로 전일 대비 1.5% 상승했다. 다만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인 톤당 1만2960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올해 구리 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각국이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하며 140% 이상 급등한 이후 최대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에너지 전환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구리는 전기차(EV), 전력망, 풍력 터빈 제조에 필수적인 소재로 구리에 대한 수요는 경기 전반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특히 전력망 증설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있어 배선과 전력 전송, 냉각 인프라를 위해 막대한 양의 구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구조적인 수요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재팬(Astris Advisory Japan KK)의 이언 로퍼 상품 전략가는 전 세계적인 AI 수요 급증을 구리 가격의 상승 동력으로 지목했다. 그는 “시장 수급이 매우 타이트한 상황인 만큼 내년에도 구리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로퍼는 지난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 구리 시장의 핵심 스토리는 친환경 에너지였다”며 “중국이 대규모 부동산 침체를 겪으면서 철강 수요와 철광석 가격에는 타격이 있었지만, 구리는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리는 재생에너지와 전기차(EV) 인프라 구축의 최대 수혜 자산이었고, 이제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성장 스토리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지난 11월 말 발표한 리서치 노트에서 LME 구리 가격이 내년에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2026년 2분기 평균 가격을 톤당 1만2500달러로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구리 가격 전망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구리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조정받은 뒤 장기적으로 수요 증가에 따른 점진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