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28일(이하 현지 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글로벌 구리 가격은 올해 들어 35% 이상 상승했고, 지난 23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톤당 1만2000달러(약 1734만 원)를 넘어섰다. 이후에도 가격은 추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가 수준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구리는 금이나 은과 달리 투자심리보다 실물경제 활동과 더 밀접하게 연동되는 금속으로 평가된다. 전력망 건설과 건설·산업용 기계, 제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되는 만큼 수요가 늘면 경제 확장 국면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 때문에 구리는 ‘닥터 코퍼’로 불려왔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구리 가격 상승이 강한 산업 수요와 견조한 경기 흐름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의 애오인 딘스모어 애널리스트는 “구리는 인공지능과 국방 분야 확대로 전 세계 전력·송배전 인프라 투자에서 핵심 수혜를 받는 금속”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변수도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지난 7월 일부 구리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동시에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급증했고, 이 역시 구리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한 곳에 최대 5만 톤의 구리가 사용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향후 전망도 비교적 낙관적이다. JP모건 글로벌리서치는 구리 가격이 2026년 2분기에 톤당 1만2500달러(약 1806만 원)까지 오르고, 연간 평균 가격은 1만2075달러(약 1745만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관세 정책과 글로벌 교역 환경 변화에 따라 중장기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구리 가격 급등이 단기적인 투기 흐름보다는 실물 수요와 구조적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신호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런 가격 흐름이 실제 경기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정책 방향과 공급 여건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