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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에 2210조 '돈벼락'… 역대급 '머니무브' 다음 종착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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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에 2210조 '돈벼락'… 역대급 '머니무브' 다음 종착지는?

'안전'과 '수익' 동시에 쫓는 스마트머니… MMF 1경 원 시대 열렸다
모건스탠리 "디지털 지갑이 미래" vs 밥 돌 "미국보다 해외 주식 담아라"
글로벌 투자 자금이 거대한 이동을 시작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와 머니마켓펀드(MMF)로 막대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투자 자금이 거대한 이동을 시작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와 머니마켓펀드(MMF)로 막대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투자 자금이 거대한 이동을 시작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와 머니마켓펀드(MMF)로 막대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ETF 순유입액은 15000억 달러(2210조 원)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현금 파킹통장인 MMF 잔액은 8조 달러(11790조 원)를 돌파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와 수익 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런스는 최근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모건스탠리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2025년 자금 흐름을 분석하고 2026년 시장을 이같이 전망했다.

ETF 시장 13.4조 달러 '슈퍼사이클'… 채권··주식 쓸어 담았다


지난해 글로벌 ETF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SGA) 집계 결과, 2025년 한 해 동안 ETF로 들어온 돈은 150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2024년의 11500억 달러(1694조 원)보다 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로써 전 세계 ETF 총 운용자산(AUM)134000억 달러(19700조 원)라는 천문학적 규모에 도달했다.

자금의 성격도 다변화했다. 채권과 금(Gold)은 물론, 시장 수익률 초과를 목표로 하는 액티브 주식형 ETF까지 모든 유형에서 사상 최대 유입액을 기록했다. 통상 증시 상승기에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가 인기를 끌지만, 지난해에는 변동성 장세에서 초과 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ETF자산 방어를 위한 금·채권으로 자금이 동시에 몰렸다. 투자자들이 공격과 수비를 병행하는 고도의 헤지(위험 회피)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내려도 식지 않는 MMF… 트럼프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뇌관'


눈여겨볼 대목은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MMF의 몸집이 불어났다는 점이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MMF9350억 달러(1378조 원)가 유입되며 총자산이 8조 달러(11700억 원)를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MMF의 수익 매력이 떨어져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것이 금융권의 통설이다. 하지만 모건스탠리는 2026년에도 MMF 자산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배경에는 고조되는 지정학적 공포가 있다.

지난 주말 미군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감행 이후 시장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콜롬비아, 멕시코, 쿠바는 물론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까지 거론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대만 압박까지 겹치며 글로벌 복합 위기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안전한 피난처를 택하고 있다.

월가의 승부수 '디지털 지갑'… 주식·채권 넘어 토큰 증권 담는다


이런 시장 격변 속에서 월가 대형 투자은행(IB)들은 차세대 먹거리인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제드 핀 모건스탠리 자산관리 부문 대표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2026년 핵심 전략은 디지털 자산, 직장 내 금융 서비스, 사모(Private) 시장 투자의 결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말, 모든 종류의 실물 자산과 금융 자산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해 담을 수 있는 '디지털 지갑'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디지털 지갑은 그동안 거래가 까다로웠던 비상장 기업 주식(PE) 등을 토큰화해 손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전통 자산관리의 벽을 허물고,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었던 사모 시장의 문턱을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낮추려는 시도다.

밥 돌의 경고 "미국보다 해외 주식 봐라… 인플레이션 끈적할 것"


2026년 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밥 돌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은 지속되겠지만,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은 해외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밥 돌 CEO'202610대 전망'에서 "기업 이익 개선과 우호적 통화정책이 예상되지만,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더디게 내려가며 1년 더 끈적한(Sticky)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고평가 논란이 있는 미국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해외 시장에서 초과 수익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금융 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아메리칸 포트폴리오는 최근 고객 예탁금 이용료 과다 부과 혐의로 510만 달러(75억 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관행적인 '이자 장사'에 제동을 건 사례로, 향후 업계 전반으로 유사한 규제가 확산할지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