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50%·中 침체·랩그로운 공습… ‘3중고’에 무릎
천연 다이아 시대 저무나 앵글로 아메리칸 매각 ‘빨간불’… 국내 예물 시장 “인공석이 대세”
천연 다이아 시대 저무나 앵글로 아메리칸 매각 ‘빨간불’… 국내 예물 시장 “인공석이 대세”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중국의 소비 침체, 그리고 ‘랩그로운(Lab-Grown·인공)’ 다이아몬드의 시장 잠식이라는 ‘삼중고(三重苦)’를 견디지 못하고 사실상 항복 선언을 한 셈이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원석 시장을 넘어 국내 예물 시장에도 가격 하락과 소비 양극화라는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고가 정책’ 폐기하고 현실 인정… 중대형 원석 집중 인하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드비어스가 올해 첫 정기 판매 행사(사이트홀더 미팅)에서 0.75캐럿 이상의 중대형 다이아몬드 원석 가격을 대폭 낮췄다고 보도했다. 드비어스가 공식적으로 가격을 내린 것은 2024년 12월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드비어스는 다이아몬드의 가치 보존을 명분으로 시장 시세보다 약 25% 높은 공식 가격을 유지해 왔다. 거래처에 비공식적인 할인을 제공하거나 매입을 강제하지 않는 방식으로 버텼으나, 재고 누적과 현금 흐름 악화를 더는 견디지 못하고 ‘고가 정책’을 폐기, 시장 가격을 현실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드비어스 측은 구체적인 인하 폭을 공개하지 않았다. 오히려 판매하는 원석 묶음(assortment)의 구성을 변경하고, 개별 품목 단가가 아닌 총액 합산 방식을 도입해 정확한 가격 비교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는 급격한 가격 인하가 시장에 줄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美 관세 50% 폭탄에 中 지갑 닫았다… ‘퍼펙트 스톰’ 직면
이번 가격 인하의 이면에는 다이아몬드 산업을 옥죄는 구조적 악재가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타격은 지난해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가공 거점인 인도에서 수입되는 연마 다이아몬드에 대해 50%라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90%가 인도에서 가공돼 미국으로 넘어가는 유통 구조상, 50% 관세는 산업의 숨통을 끊는 조치나 다름없다. 이로 인해 인도 가공업체들의 구매 여력이 바닥나면서 드비어스의 원석 판매가 급감했다.
여기에 ‘큰손’ 중국의 이탈도 뼈아프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중국 중산층은 지갑을 닫았다. 과거 결혼 예물로 필수였던 천연 다이아몬드 대신 환금성이 좋은 금(金)이나 저렴한 대체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매각 앞둔 앵글로 아메리칸 ‘울상’… 구조조정 차질 우려
드비어스의 모기업인 앵글로 아메리칸(Anglo American)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지난 2024년 호주 BHP그룹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드비어스 매각 또는 분사를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핵심 자산인 다이아몬드 가격이 하락하고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제값을 받고 팔기가 어려워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드비어스의 기업 가치 하락이 앵글로 아메리칸 전체의 구조조정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한다.
국내 시장도 파장… “천연은 초고가, 예물은 인공으로 재편”
이번 글로벌 가격 인하는 시차를 두고 한국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 종로 등 국내 귀금속 업계는 이미 다이아몬드 시세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국내 보석 업계 관계자는 “드비어스의 가격 인하는 곧바로 소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결혼 예물 시장에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 거품이 빠지고,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인공 다이아몬드 점유율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두 갈래로 쪼개지는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분석한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희소성을 강조한 초고가 투자 자산으로 남고, 1캐럿 미만의 대중적인 보석 시장은 인공 다이아몬드가 완전히 대체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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