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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심장’ 광둥성도 목표 하향… 中 경제, ‘속도’보다 ‘체질 개선’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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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심장’ 광둥성도 목표 하향… 中 경제, ‘속도’보다 ‘체질 개선’ 주력

광둥성 2026년 성장 목표 4.5~5%로 낮춰… 부동산 침체와 외부 역풍에 작년 목표 달성 실패
GDP 2조 달러 규모 ‘중국 최대 경제권’의 전략적 전환… 제조업 강화와 기술 자립에 올인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중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
중국 제조업의 중심이자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광둥성이 2026년 경제 성장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글로벌 무역 환경의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성장과 구조적 업그레이드에 집중하겠다는 베이징의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광둥성 인민대표대회 보고에 따르면, 멍판리 광둥성 주지사는 월요일 연례 정부 업무 보고를 통해 2026년 지역 내 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4.5%에서 5% 사이로 설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였던 ‘약 5%’에서 신중하게 눈높이를 낮춘 수치다.

◇ 거대 개발업체들의 몰락과 부동산 쇼크


광둥성이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배경에는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자리 잡고 있다. 광둥성은 에버그란데(헝다), 컨트리 가든(비구이위안), 반커 등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앙이 된 대형 개발업체들의 본거지다.

광둥성의 2025년 실제 GDP 성장률은 3.9%에 그치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는 중국 전체 평균 성장률인 5%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본토 31개 성급 행정구역 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한다.

멍 주지사는 보고서에서 “부동산 침체와 외부 역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수요는 여전히 저조하며, 기업들은 고용과 소득 성장 측면에서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 이탈리아·캐나다와 맞먹는 2조 달러 경제 규모… 전략은 ‘기술 자립’


성장 목표는 낮아졌지만, 광둥성이 차지하는 위상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광둥성의 경제 규모는 약 14.7조 위안(미화 약 2.11조 달러)으로, 단일 성의 경제력이 이탈리아나 캐나다의 국가 전체 GDP와 맞먹는다.

광둥성은 2026년 정책 우선순위를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첫째, 실물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을 고도화하여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

둘째, 외부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과학기술 지출과 R&D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지난해 R&D 지출액은 5,35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

마지막으로 ‘일대일로’ 국가들로의 수출을 늘려 무역 불안정성에 대비한 완충 메커니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지역별 엇갈린 행보… ‘양극화’ 심화되는 중국 경제


광둥성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다른 경제 강국들은 대조적인 목표를 내걸었다. 알리바바의 본거지인 저장성은 올해 목표를 5%에서 5.5%로 상향 조정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수도 베이징은 약 5%의 목표를 유지하며 안정에 무게를 뒀다.

중국개발연구소의 취젠 부회장은 “광둥성의 성장은 이제 전통적인 노동·자본 투입에서 혁신 주도로 전환되는 단계”라며 “단기적인 성장률 숫자보다는 고정자산 투자를 얼마나 안정화하고 기술 혁신을 산업에 이식하느냐가 향후 5%대 성장 유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둥성의 목표 하향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L자형’ 장기 저성장 국면과 구조조정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26년 광둥성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명성을 넘어 ‘첨단 기술의 메카’로 탈바꿈하기 위한 본격적인 체질 개선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