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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美 투자 경계 속 외국인 투자심사법 추진…“정치적 의도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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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美 투자 경계 속 외국인 투자심사법 추진…“정치적 의도 차단”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 사진=로이터


그린란드 의회가 미국 투자자들의 부동산 매입 움직임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심사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 강화를 재차 언급한 이후 미국 자본 유입이 급증하자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초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미국인들의 부동산 매입 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 확대 의지를 다시 밝힌 시점과 맞물려 수도 누크의 로펌과 부동산 업체들은 미국 구매 희망자들로부터 다수의 문의를 받았다.

인구 2만명 규모의 누크는 이전까지 외국인들의 부동산 관심이 거의 없던 지역이었다. 현지의 한 변호사는 “공격적인 일부는 시장에 나온 매물을 모두 사들이려 했다”고 말했다.

◇경제 활성화와 안보 우려 사이 ‘딜레마’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에 속한 자치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극 섬에 대한 관심은 그린란드 정치권에 딜레마를 안겼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외 자본은 필요하지만 정치적 목적을 띤 투자를 차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누가 실제 투자 주체였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구상과 연계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급격한 매입 움직임이 누크의 제한된 주택 시장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린란드 정부는 지난해 2월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규제를 강화했다.
이 같은 주택 시장 불안은 보다 포괄적인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 도입 논의로 이어졌다.

◇중국 견제에서 미국으로 초점 이동

외국인 투자심사법안은 지난해 10월 의회에 제출됐고 11월 처음 논의됐다. 당초 원치 않는 중국 자본 유입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성격이 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심 재점화 이후 초점이 바뀌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다.

아타수트당 소속 아카루 예리미아센 의원은 “미국 투자자와 협력하는 데 관심이 있지만 특정 정치적 목표를 밀어붙이려는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안은 외국 투자자에게 자금 출처 공개를 의무화하고 정치적 연계나 의도가 우려될 경우 거래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지만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해 미국과 유럽 투자자는 중국 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심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안에는 그린란드와 동맹국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언급된다.

중요 인프라와 정보기술, 기밀 데이터 시스템, 원자재·광산, 수력발전, 국영기업 등 분야는 의무적 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미군 활동은 덴마크 관할로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미 자본 여전히 필요…“협상 결렬 땐 재검토”

지난달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고위 보좌관을 지낸 드루 혼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린란드 정부는 아직 공식 신청이나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혼은 현재 투자·자문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에 정치적 연계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심사 요건을 충족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나아 나탄닐센 그린란드 기업부 장관은 외국인 투자심사법이 미국의 관심에 대응해 마련된 것은 아니며 미국 투자를 계속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입장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광산 개발을 중심으로 경제 다변화를 모색해왔다. 그러나 도로 등 기반시설 부족과 혹독한 기후, 인력난으로 외국 자본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원금 확대를 제안했고 덴마크도 추가 재정을 배정했지만 올해 성장률은 0.2%에 그치고 재정 적자도 상당한 수준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