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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현장의 ‘로봇 혁명’... 5kg급 초경량 모션 컨트롤러 ‘실린 X’가 던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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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현장의 ‘로봇 혁명’... 5kg급 초경량 모션 컨트롤러 ‘실린 X’가 던진 승부수

‘1:1 중량 대비 적재’ 기술로 스마트폰부터 시네마 카메라까지 장착 가능
인공지능(AI) 자동 추적·무설정 조작으로 1인 미디어 및 전문 촬영 현장 혁신
50여 개 촬영 본보기(템플릿) 탑재와 접이식 설계로 휴대성 극대화
산업용 로봇의 정밀함과 짐벌의 편의성을 결합한 소형 동작 제어 로봇 '실린 X(Cilin X)'의 출시로 촬영 현장의 혁신적 변화를 예고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산업용 로봇의 정밀함과 짐벌의 편의성을 결합한 소형 동작 제어 로봇 '실린 X(Cilin X)'의 출시로 촬영 현장의 혁신적 변화를 예고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최근 영상 제작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제작비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해결하기 위해 장비의 지능화와 경량화가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산업용 로봇의 정밀도와 소비자용 짐벌의 편의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촬영 로봇이 등장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상 장비 전문 매체 뉴스슈터(Newsshooter)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소형 동작 제어 로봇 ‘실린 X(Cilin X)’의 출시 소식을 전하며 촬영 현장의 문법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딩 장벽’ 허문 직관적 조작... 인공지능(AI)이 설계하는 앵글의 미학


기존의 모션 컨트롤 장비는 복잡한 프로그래밍과 숙련된 오퍼레이터가 필수적이었으나, 실린 X는 ‘무설정(Zero-coding)’ 원칙을 앞세워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물었다.

사용자가 로봇 팔을 손으로 직접 붙잡고 원하는 궤적을 그리는 ‘핸드 드래그(Hand-drag)’ 방식을 도입해, 직관적으로 카메라 움직임을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창작자의 자유도를 극대화했다. 내장된 인공지능은 피사체를 스스로 포착해 고정하는 오토 프레이밍을 지원하며, 촬영자의 미세한 수신호나 제스처 명령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화면 구도를 조정한다.

전용 ‘AI-1(All-In-One) 원격 제어기’를 활용하면 사전에 저장된 50여 가지의 맞춤형 이동 경로를 즉각 호출할 수 있어, 반복 촬영이 필요한 상업 광고나 정교한 1인 방송 환경에서 제작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200만 원대’ 파괴적 가격 정책... 국내 영상 장비 생태계에 미칠 파장

실린 X는 현재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초기 후원자 대상인 ‘슈퍼 얼리버드’ 가격을 약 1999달러(약 290만 원)로 책정하며 파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정식 출시 예상 가격인 4000달러(약 590만 원) 선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며, 수천만 원을 호가하던 기존 시네마용 로봇 팔 시장의 가격 구조를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영상 장비 유통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직구 시 발생하는 관세와 부가세(약 10~18%)를 고려해도 약 320만~350만 원대에 이 장비를 들여올 수 있다는 점은 소규모 스튜디오에 상당한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국내 공식 수입사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후 관리(AS) 문제와 소프트웨어의 한글화 최적화 여부는 사용자가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기술적 완성도와 별개로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실무적인 과제로 지목된다.

역발상의 공학 ‘1:1 페이로드’...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까지 정조준


실린 X의 기술적 정점은 무게 대비 성능의 한계를 극복한 ‘무중력 직접 구동 시스템(Zero-Gravity Direct-Drive System)’에 있다.

보통의 로봇 팔은 본체 무게가 무거워야 안정적인 적재가 가능하지만, 이 제품은 본체 무게 11파운드(약 5kg)와 동일한 11파운드(약 5kg)의 장비를 실을 수 있는 1:1 중량 대비 적재 비율을 달성했다.

이 덕분에 가벼운 스마트폰부터 무거운 미러리스, 나아가 소형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까지 장착할 수 있는 폭넓은 범용성을 확보했다.

구동 성능 역시 정교하다. 초당 1mm의 초미세 이동부터 최대 초당 5m의 폭발적인 속도까지 조절이 가능해, 정적인 제품 촬영부터 역동적인 액션 장면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다.

접이식 설계를 통해 기내 반입 가방에 쏙 들어가는 휴대성을 갖췄으면서도 3/8인치 표준 마운트와 75mm 볼 삼각대 규격을 준수해 기존 촬영 현장의 인프라와도 매끄럽게 융합된다.

장비의 대중화가 불러올 영상 문법의 변화


실린 X의 등장은 고가의 특수 촬영 장비로만 여겨졌던 모션 컨트롤 기술이 개인 창작자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본체에 탑재된 다중 전원 출력 포트는 카메라와 렌즈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며 촬영 환경을 간소화해주고, 다목적 인터페이스는 향후 다양한 촬영 보조 도구와의 결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단순히 장비의 소형화를 넘어, 1인 창작자가 대규모 제작사 수준의 미장센을 구현할 수 있게 하는 ‘창작의 민주화’를 가속할 전망이다.

다만 초기 모델인 만큼 현장의 가혹한 환경에서 내구성을 얼마나 입증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신뢰를 얻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