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교육, 중국 기업 글로벌 진출의 ‘소프트 파워’ 병기로 급부상
기술 교육에 중국식 비즈니스 표준 이식… 태국·아프리카 등 현지 인재 육성 박차
기술 교육에 중국식 비즈니스 표준 이식… 태국·아프리카 등 현지 인재 육성 박차
이미지 확대보기과거 항만과 도로를 닦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이제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현지 학생들에게 중국식 전자상거래 운영법과 5G 통신 기술, 공장 관리 시스템을 가르치는 ‘소프트 인프라’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직업 교육은 해외 진출 기업들에 현지화된 인재를 공급하고 중국 중심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확장하는 전략적 전선으로 부상했다.
◇ 중국어 배우고 중국식 라이브 커머스 실습… ‘맞춤형 인재’ 양성
중국 바오딩의 허베이 소프트웨어 연구소와 같은 직업 대학들은 최근 태국 등 해외 파트너와 협력해 ‘중국어+기술 역량’ 모델을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학생들은 단순히 기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중국 기업이 원자재 조달부터 마케팅, 물류까지 운영을 조직하는 특유의 관행을 익힌다.
강좌 설계 단계부터 기업이 참여한다. 학생들은 공장 현장뿐만 아니라 라이브 스트리밍 스튜디오에서 실제 중국식 판매 기법을 훈련받아 졸업 후 즉시 중국계 기업에 투입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으로 길러진다.
안바운드(Anbound)의 자오즈장 연구원은 "단순 노동자가 아니라 중국의 비즈니스 방식과 현지 시장을 동시에 이해하는 인재를 키워 기업의 현지화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 인프라에서 하이테크로… ‘루반 워크숍’의 뉴 웨이브
고대 중국 장인의 이름을 딴 ‘루반 워크숍(Luban Workshop)’은 2016년 태국에서 시작된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며 중국 직업 교육 수출의 대명사가 되었다.
최근에는 ZTE와 협력한 5G 통신 기술 교육(중앙아시아), 알리바바 등과 연계된 국경 간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마케팅 교육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액은 1,7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으며, 일대일로 국가들에 대한 비금융 투자는 17.6%나 급증했다. 이러한 자본 투하를 뒷받침할 ‘기술 인력 공급망’이 교육을 통해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략적 패러다임의 변화
과거 중국의 해외 진출이 자금 동원과 물리적 건설 등 ‘하드 인프라’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교육 시스템과 표준이라는 ‘소프트 요소’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숙련 기술자를 중국에서 파견하는 것은 고비용 구조를 야기한다. 직업 교육을 통해 현지 인력을 고숙련 기술자로 양성하는 것은 장기적인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중국식 교육 과정을 이수한 현지 인재들이 산업 현장의 중추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의 산업 표준(Standard)이 해당 국가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 한국 교육계에 주는 시사점
한국 역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해외 진출과 연계한 ‘패키지 교육 수출’ 전략은 중국에 비해 초기 단계다. 우리나라도 진출 기업의 수요와 연계한 ‘K-테크 워크숍’ 모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와 중앙아시아의 기술 인력이 중국식 장비와 시스템에 익숙해질 경우, 향후 한국 기업의 장비 및 솔루션 수출에 장벽이 될 수 있다. 표준 선점을 위한 전략적 교육 원조가 시급하다.
전자상거래와 AI, 데이터 센터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다국어와 기술 역량을 갖춘 ‘지한파(知韓派)’ 인력을 대거 육성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