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공동 혁신 R&D 선정… 4년간 60억 원 투입
“버리는 게 더 싸다”던 LFP 재활용 구조, 직접재생 기술로 전환 시도
수거·해체·안전관리까지… 스타트업과 전주기 상용화 체계 구축
“버리는 게 더 싸다”던 LFP 재활용 구조, 직접재생 기술로 전환 시도
수거·해체·안전관리까지… 스타트업과 전주기 상용화 체계 구축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사업은 단순한 산학협력 과제를 넘어, 현재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LFP 배터리 사용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활용은 필요하지만 사업성이 낮다”는 업계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울산과학기술원에 따르면 UNIST 해수자원화기술연구센터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년 대학연구소·스타트업 공동 혁신 R&D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사업 규모는 4년간 총 60억 원이다.
이번 사업에서 UNIST는 전국 2개 거점 연구소 가운데 하나를 맡아 ‘LFP 배터리 직접 재생 전주기 순환 플랫폼 구축’ 과제를 수행한다.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는 UNIST 입주기업인 이지마이닝, 포세이돈배터리, 데커스솔루션, 한국전지안전 등 4개 스타트업이 참여한다.
“버리는 게 더 싸다”… LFP 재활용의 현실
현재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니켈·코발트·망간 등 고가 금속이 포함된 NCM(삼원계) 배터리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반면 LFP 배터리는 철과 인산 기반 소재를 사용해 상대적으로 원재료 가치가 낮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배터리를 분해하고 금속을 추출하는 비용이 회수 가치보다 더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현장에서는 일부 LFP 폐배터리가 재활용보다 보관·폐기 쪽으로 흘러가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시장에서 LFP 채택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작 재활용 산업은 경제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UNIST가 추진하는 직접 재생(Direct Recycling) 기술은 기존처럼 금속을 완전히 녹여 추출하는 방식 대신, 배터리 소재 구조를 최대한 유지한 채 재사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정 단계를 줄여 비용과 에너지 사용량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의 성패가 결국 ‘기술 개발’보다 ‘수익성 확보’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 보조배터리는 어디로?”… 수거·안전관리의 사각지대
전기차 배터리는 국가 차원의 이력 관리 체계가 점차 구축되고 있지만, 보조배터리·전동킥보드·소형 ESS 등에 사용되는 LFP 배터리는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폐배터리를 어디에 버려야 하는지조차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실제 현장에서는 일반 쓰레기와 혼합 배출되거나, 폐가전 수거함에 임의 투입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 재활용 참여에 따른 체감 보상이 부족한 점 역시 회수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배터리 안전 문제도 부담이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거·운송 과정에서 충격이나 파손이 발생할 경우 화재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사업에 안전 전문 스타트업인 한국전지안전이 참여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지 확대보기해체부터 성능평가까지… “재활용 산업 시스템 만든다”
배터리 해체 공정의 비표준화 역시 산업 확대를 가로막는 병목 요소다.
현재 배터리 팩은 제조사마다 구조와 조립 방식이 모두 다르다. 전선 배치와 고정 구조도 제각각이어서 상당수 공정이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한다. 자동화 설비 도입이 쉽지 않은 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처리 속도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UNIST는 이번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분리·회수부터 성능평가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화·표준화해 스타트업들이 활용 가능한 공정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재활용 산업 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셈이다.
UNIST 산학협력단은 후속 사업화 지원도 맡는다.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BM) 고도화와 마케팅, 투자 연계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 실제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강석주 UNIST 해수자원화기술연구센터장은 “LFP 배터리 직접 재생 공정은 국내 이차전지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래 UNIST 총장은 “대학은 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고, 스타트업은 연구와 투자, 수요처 연계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UNIST를 실제 기술혁신이 가능한 산학협력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향후 LFP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경쟁력이 단순 금속 회수 기술이 아니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순환 구조 구축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UNIST 해수자원화기술연구센터 역시 이번 사업을 통해 회수·해체·직접 재생·성능평가를 잇는 전주기 체계를 구축해, LFP 폐배터리 재활용의 사업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