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력서 범람에 명문대 선호 강화…“채용 효율·대면근무 중시 흐름도 영향”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다시 대학 간판과 학점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은 이력서가 급증하면서 지원자 변별력이 떨어진 데다 채용 비용 절감과 대면근무 확대 흐름까지 겹치면서 명문대 중심 채용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채용정보 전문업체 베리스 인사이트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 기업들의 대학 선별 채용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업체가 15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일부 대학만 선별적으로 채용 대상으로 삼는 기업 비중이 2022년 17%에서 지난해 26%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 기업은 특정 대학을 우선 대상으로 삼는 ‘타깃 스쿨(target schools)’ 방식 채용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본사 인근 명문대 학생들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지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포춘은 전했다.
베리스 인사이트의 첼시 샤인 연구전략 담당 부사장은 “기업들은 채용 결정 과정에서 학위와 학점(GPA)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며 “채용 전략을 더 선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AI 이력서 범람에 대학 간판 다시 중요해져”
AI 기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의 확산도 명문대 선호 강화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분석됐다.
AI가 작성한 이력서들이 서로 비슷해지면서 채용 담당자들이 대학 브랜드를 다시 주요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포춘은 “미국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팬데믹 형태로 회귀하는 흐름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상당수 기업들이 미국 내 약 4000개 대학 가운데 평균 30개 안팎 대학만 집중적으로 채용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사례도 소개됐다. 가전업체 GE어플라이언스는 과거 연간 45~50개 대학을 방문해 채용 활동을 벌였지만 현재는 학기당 15개 대학 중심으로 축소했다.
핀테크 기업 빌(Bill)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와 유타주 드레이퍼 인근 대학 위주로 채용하고 있으며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개 대학만 대상으로 대면 채용 행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포춘은 전했다.
맥킨지는 과거 채용 페이지에서 사용했던 “우리는 학위가 아니라 사람을 채용한다”는 문구도 삭제한 상태다.
◇ 대학 회의론 커졌지만 “학위 프리미엄은 여전”
미국 사회에서는 대학 교육 가치에 대한 회의론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포춘에 따르면 미국 성인 가운데 대학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 2013년 70%에서 올해 35%까지 떨어졌다.
또 미국 유권자의 약 3분의 1만이 4년제 대학 등록금이 비용 대비 가치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대학 진학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은 지난해 약 220만개의 학사 학위를 수여했는데 이는 지난 2010년의 약 160만개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일부 기업 경영진은 대학 교육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채용업체 랜드스타드의 산더 판트 노르덴데 최고경영자(CEO)는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 환경 속에서 대학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이 여전히 올바른 선택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학위 보유자 임금 우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학사 이상 학위 보유자의 평균 소득은 고졸 학력자보다 약 90% 높은 수준이다.
베리스 인사이트의 샤인 부사장은 “그래도 학위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