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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나무호 CCTV, 비행체 2기 연속 타격 포착…'외부 공격' 사실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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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나무호 CCTV, 비행체 2기 연속 타격 포착…'외부 공격' 사실상 확인

정부 합조단 두바이 현장 조사 완료…잔해 추가 분석 뒤 발사 주체 밝힌다
이란 부인·트럼프 주장 엇갈린 6일…물증이 '내부 결함설' 뒤집었다
공개된 HMM 나무호 선체 파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공개된 HMM 나무호 선체 파공. 사진=연합뉴스
UPI통신·씨트레이드 마리타임 뉴스·스타즈앤스트라이프스 등 주요 외신들은 10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에서 폭발·화재가 발생한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 선내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미확인 비행체 2기가 선체를 연속 타격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합동조사단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현장 조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사고 원인이 외부 공격임을 사실상 뒷받침하는 핵심 물증이 확보됐다.

이란의 전면 부인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격' 주장이 6일간 맞서온 상황에서, 비행체 잔해 추가 분석 결과가 사태의 최종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CCTV가 뒤집은 '원인 불명'…비행체 2기, 1분 간격 2차례 타격


외교부 박일 대변인은 10일 오후 정부 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의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박 대변인은 "현지시각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쯤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행수 탱크 외판을 약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타격으로 인한 충격 뒤 진동을 동반한 화염과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화재 원인은 선박 내부와 무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는 정밀한 현장 조사와 CCTV 확인, 선장 면담을 종합한 것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외교부는 미확인 비행체가 지난 4일 나무호 선미를 타격한 사실이 조사에서 확인됐다며 현 단계에서 비행체의 정확한 기종과 물리적 크기를 특정하기엔 제약이 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영국 해사 위험 관리업체 뱅가드 테크(Vanguard Tech)는 씨트레이드 마리타임뉴스(Seatrade Maritime News)를 통해 "폭발은 기관실 좌현 부근에서 관측됐으며, 표면 드론(무인수상정) 또는 부유 기뢰 가운데 하나가 원인인 것으로 보안 소식통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CCTV 분석으로 '공중 비행체'라는 새 가능성이 부각 되면서 수거된 엔진 잔해에 대한 추가 분석이 이어진다.

두바이 입항부터 현장 조사 완료까지…6일간의 경과

나무호는 지난 4일(현지시각) 오후 3시 40분쯤(세계협정시 11시 40분) UAE 움알쿠와인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중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한 24명이 타고 있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선원들은 이산화탄소 소화 설비로 약 4시간 만에 불을 껐다.

스타즈앤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는 당시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 브래드 쿠퍼 사령관이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해군함과 상선에 순항미사일, 드론, 소형보트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한국 선박을 공격했다"며 한국에 해협 재개방 작전 참여를 촉구했다.

동력을 잃은 나무호는 이후 예인선에 이끌려 12시간 만에 두바이 중동 최대 수리조선소인 '드라이독 월드 두바이'에 8일 새벽(현지시각 오전 0시 20분) 입항했다.

UPI통신은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 3명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7인 합조단이 두바이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조사단은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CCTV 영상, 선원 진술 등을 확보해 분석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10일 "합조단이 필요한 현장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공식 확인하면서 "1차적인 현장 조사 결과를 받았으며, 관계기관 간 검토와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의 검토와 평가를 거쳐 답변드리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란 부인·트럼프 주장 교차…한국, 군사 참여엔 신중


이번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각국의 주장은 정면으로 맞섰다. 이란 주한 대사관은 사고 직후 "이란군의 개입에 관한 모든 주장을 단호히 부인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란 국영 프레스TV(Press TV)는 나무호가 해상 항행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이란군이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해, 이란 내부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서 "한국 선박이 단독 행동을 하다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거듭 주장하며 "한국이 임무에 참여할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

라디오 자유유럽(RFE/RL)은 한국 국방부가 이에 대해 "국제법과 항로 안전, 한미 동맹, 한반도 안보 상황, 국내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입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군사 파견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 대변인 정빛나는 "청해부대 현행 임무 이외의 활동에는 국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으면서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글로벌 협력 차원에서 논의에 참여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UPI에 따르면 한국은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 협의체 논의에는 참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위기의 더 넓은 맥락도 주목된다. 위키피디아가 정리한 '2026 호르무즈 해협 위기' 문서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군사 표적을 공습하고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한 데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세계해상 석유 거래량의 약 20%,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항로가 막히면서 나무호 사건이 발생한 4일 기준으로 한국 선박 26척이 해협 안에 발이 묶인 상태였다.

사고 당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상선 호위 작전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은 이틀 만인 6일 잠정 중단됐다.

비행체 잔해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가 나오면 발사 주체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이란과의 외교 관계, 그리고 다국적 해협 안전협의체 참여 수위도 새로운 기로에 서게 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