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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만으로 무한 동력 구현한 ‘트월봇’, 로봇 공학의 새 지평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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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만으로 무한 동력 구현한 ‘트월봇’, 로봇 공학의 새 지평 열다

UCLA 연구팀, 0.002달러 초저가 소재로 ‘모터·배터리 없는’ 자율주행 로봇 개발 성공
에너지 효율 극대화한 ‘식물 모사’ 기술, 농업·우주 탐사 등 극한 환경 투입 가능성 증폭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 연구팀은 엔진이나 배터리가 전혀 필요 없는 자율주행 로봇 ‘트월봇(Twirlbot)’을 개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 연구팀은 엔진이나 배터리가 전혀 필요 없는 자율주행 로봇 ‘트월봇(Twirlbot)’을 개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전 세계가 고효율·저비용 로봇 개발에 사활을 건 가운데, 별도의 동력원 없이 태양광만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혁신적인 로봇 기술이 공개되어 로봇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프랑스 IT 전문 매체 ‘지디넷 프랑스(ZDNet France)’의 지난 1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UCLA) 연구팀은 서부 영화에서 바람에 굴러다니는 회전초(Tumbleweeds)의 생태적 특성을 모사하여 엔진이나 배터리가 전혀 필요 없는 자율주행 로봇 ‘트월봇(Twirlbot)’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으며, 기존 로봇 공학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하는 ‘물리적 지능(Physical Intelligence)’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배터리 없는 ‘제로 전력’ 자율 주행… 소재의 물리적 수축이 동력원


트월봇은 시각적으로는 6개의 얇은 띠를 엮어 만든 속이 빈 구체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 단순한 형태 속에 정교한 재료 공학이 숨어 있다. 연구팀은 특정 빛을 받으면 열이 발생하고, 이 열에 반응해 수축하는 고분자 소재를 활용했다.

작동 원리는 정교하다. 태양광 등 집중된 광원이 로봇의 한 면을 비추면 해당 부위의 소재가 즉각 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구체의 무게 중심이 무너지고, 로봇은 자연스럽게 앞으로 기울며 구르게 된다.

로봇이 한 바퀴 구르면 다시 새로운 면이 빛에 노출되어 수축과 이동이 반복되는 구조다.

UCLA 연구진은 "이 로봇은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센서, 전기 모터 같은 복잡한 전자 장치를 일절 포함하지 않는다"며 "오직 소재가 가진 물리적 특성만으로 빛의 방향을 인지하고 무한히 이동할 수 있는 ‘무동력 자율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에너지 효율이 극도로 중요한 우주 탐사나 광활한 야외 환경에서 로봇 운영의 새로운 대안으로 풀이된다.

험지 돌파력에 자가 복구 능력까지… ‘0.002달러’로 구현한 초저가 혁신


트월봇의 가장 큰 경쟁력은 어떤 지형에서도 생존 가능한 강력한 기동성이다. 구체 구조의 특성상 방향 전환을 위한 별도의 장치가 필요 없으며, 장애물에 걸려도 물리적인 반동을 통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에서 트월봇은 유리, 금속, 모래, 자갈, 흙, 낙엽 등 다양한 지표면을 거침없이 통과했다.

특히 발로 밟아 완전히 찌그러뜨려도 금세 원래의 구형을 회복하여 다시 구르는 ‘자가 복구’ 능력과 경사면을 거슬러 올라가는 등판 능력도 입증했다. 활용 분야 또한 무궁무진하다.

연구팀은 트월봇의 내부 빈 공간에 씨앗을 넣어 이동 중에 자연스럽게 파종하는 ‘스마트 농업’ 모델을 선보였다. 로봇이 구를 때 발생하는 진동을 이용해 정해진 경로에 씨앗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제작 단가 역시 혁신적이다. 연구진은 셀룰로스 종이와 검은색 마커, 접착테이프 등 일상적인 소재만으로도 작동하는 18mm 크기의 초소형 모델을 제작했는데, 이 경우 제작비가 단돈 0.002달러(한화 약 3원)에 불과했다.

로봇 전문가들은 "이러한 극단적인 저비용 구조는 수만 개의 로봇을 군집으로 운용해야 하는 환경 감시나 대규모 식목 사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양의 궤적 따라가는 ‘솔라 셔틀’… 극한 환경 탐사의 게임 체인저


기술적 진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연구팀은 광학 렌즈를 장착해 태양의 고도와 방향에 따라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아침 해가 뜰 때 특정 방향으로 이동을 시작하고, 태양이 머리 위에 있어 열기가 너무 강한 낮 시간에는 정지했다가, 해가 질 무렵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는 이른바 ‘출퇴근 모드’가 가능하다.

학계에서는 트월봇이 기존의 전자기기 기반 로봇이 버티지 못하는 고온, 고압 또는 강한 자기장이 발생하는 극한 환경에서 강력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공학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 회로가 없으므로 전자기 펄스(EMP) 공격이나 방사능 노출에도 안전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단순한 기계 장치를 넘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생태적 로봇’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빛이 없는 밤이나 흐린 날씨에서의 구동 대책, 그리고 보다 정밀한 경로 제어 알고리즘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광활한 지역을 탐사할 수 있는 트월봇의 등장은 미래 로봇산업의 핵심 키워드인 ‘지속 가능성’에 가장 부합하는 해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