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급망 핵심 기지" 한국 찬사 쏟아낸 골드만·JP모건, 같은 보고서에서 냉수도 끼얹은 이유
골드만삭스 "AI 주도 슈퍼 흑자 개막"…코스피 목표 9000, JP모건 강세 시나리오 1만 제시
블룸버그 "두 종목 빼면 실질 상승률 30%로 뚝"…집중 리스크 경고
JP모건 "삼성 파업 현실화 시 영업이익 40조 원 증발"…애플·HP, 공급망 다변화 신호
골드만삭스 "AI 주도 슈퍼 흑자 개막"…코스피 목표 9000, JP모건 강세 시나리오 1만 제시
블룸버그 "두 종목 빼면 실질 상승률 30%로 뚝"…집중 리스크 경고
JP모건 "삼성 파업 현실화 시 영업이익 40조 원 증발"…애플·HP, 공급망 다변화 신호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한국 시장을 향해 찬사와 경고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CNBC는 12일(현지시각) "한국 코스피가 연초 대비 80% 넘게 치솟으며 영국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8위 증시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5월 들어 캐나다와 대만까지 차례로 추월하며 세계 6~7위권을 넘나드는 이 랠리의 본질을 두고 월가의 해석은 팽팽하게 갈린다. 기술적 초격차를 갖춘 구조적 강자라는 시각과, 공급 병목이 만들어 낸 일시적 가격 지대(Price Rent)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진단이 맞서고 있다.
"한국 ETF 매수, 사실은 AI 메모리 단일 배팅"
골드만삭스 전략가 팀 모는 CNBC 인터뷰에서 "한국 랠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AI 하드웨어 테마"라고 잘라 말했다. 한국 증시의 AI 관련 매출 비중이 약 60%에 이른다는 분석을 함께 내놨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5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매체 벤징가는 이 수치가 함의하는 바를 날카롭게 짚었다. "한국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는 투자자는 한국 경제 전반에 분산 투자하는 게 아니다. AI 공급망, 그 가운데서도 메모리 세그먼트에 집중적으로 베팅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제외하면 코스피의 실질 상승률은 80%가 아닌 30%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머지 800여 개 상장 종목의 평균 상승률을 따로 산출하면 랠리의 화려함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
딜로이트가 지난달 내놓은 2026년 반도체 산업 전망 보고서는 AI 칩 시장 규모를 당초 3000억 달러(약 414조 원)에서 5000억 달러(약 690조 원)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수주 물량은 이미 확보된 상태여서 수치 자체의 견고함은 인정했다. 다만 2027~2028년부터는 데이터 센터 투자 수익률 검증 시점이 도래하고 비(非)AI 수요 침체가 겹칠 경우 현재의 기대치가 급격히 빗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찬사 뒤에 숨겨진 두 개의 뇌관
월가가 집중적으로 주목하는 리스크는 두 축이다. 첫 번째는 집중도 문제다. 골드만삭스의 팀 모는 "시장 집중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공급망 교란, AI 인프라에 대한 정치적 반발, 새로운 칩 설계로 인한 기술 교란 등을 취약 요인으로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는 대만 TSMC가 첨단 공정과 패키징을 결합해 66%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의 독점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것과 달리,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초과 이익은 구조적 플랫폼 리더십보다 공급 부족이 빚어낸 가격 지대의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폭발로 창출된 초과 이익이 진정한 기술 우위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 공급 병목 덕분인지를 좀 더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FT와 블룸버그의 공통된 시각이다
두 번째 뇌관은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다. JP모건은 오는 21일로 예고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최대 40조 원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57조 원)의 약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미 애플과 HP 등 빅테크 고객사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검토 중이라는 신호를 공개적으로 보내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 전략가 라이사 라시드는 "중동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매도세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도 지적했다. 코스피는 지난 2월 역대 최대 단일일 낙폭인 12%를 기록한 뒤 다음날 10% 반등하는 등 극단적 변동성을 그대로 노출했다.
그래도 글로벌 자금은 계속 들어온다
경고음에도 글로벌 자금의 방향은 명확하다. 모건스탠리 클라이언트 노트는 지난 5월 첫째 주 글로벌 헤지펀드의 한국·일본·대만 주식 매수 규모가 10년래 주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한국과 대만의 AI 수출 호조가 경상수지 흑자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AI 주도 슈퍼 흑자' 구간이 개막됐다고 규정했다.
JP모건의 한국·대만 주식 전략 총괄 믹소 다스는 "한국과 대만 증시는 항상 글로벌 수요를 반영해 왔고, 지금은 그 수요가 AI에 극도로 몰려 있을 뿐"이라고 짚었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를 넘어 조선·방산·전력 인프라로 랠리가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이 대만보다 경제 전반을 반영하는 더 넓은 시장이라고도 평가했다.
EBC 파이낸셜은 코스피가 8000선을 지속적으로 뚫으려면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이익 추정치의 지속적인 상향,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유지, 비반도체 섹터의 동반 상승이 그것이다. 세 조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랠리는 취약해진다.
지금 반도체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지표 3가지
AI 랠리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려면 ①삼성전자·SK하이닉스 분기 이익 추정치의 변동 방향 ②HBM4 단가 및 장기 공급 계약 체결 속도 ③조선·방산·전력 인프라 등 비반도체 섹터의 외국인 순매수 전환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오는 21일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하느냐가 단기 최대 변수다.
한국이 단순한 공급망 수혜국에 머물지, 아니면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격상될지는 내부의 소모적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월가 IB들의 공통된 최종 진단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