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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산업계, 원자재난에 '비상'… 화학·전기 업종 생산 차질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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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산업계, 원자재난에 '비상'… 화학·전기 업종 생산 차질 현실화

이란발 물류 대란에 독일 산업체 15.9% 공급난… 화학업종은 3개사 중 1곳 비상
원유 수입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촉발한 제조 밸류체인 붕괴… 비용 압박 가속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생산량 감축 불가피… 독일 제조업 회복탄력성 시험대
독일 화학회사 바스프.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화학회사 바스프. 사진=연합뉴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독일 제조업의 심장부를 타격하며 공급망 붕괴 우려를 키우고 있다. 3개월 넘게 이어지는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물류와 원자재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독일 산업계의 생산 기반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독일의 주간지이자 유력 언론 매체인 디 차이트(DIE ZEIT)는 지난 2일(현지시각) ifo 경제연구소(ifo Institute)의 발표 내용을 인용하여 기업 설문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독일 산업체 중 15.9%가 원자재 부족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직전 월인 지난 4월 13.8% 대비 2.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독일 제조업이 겪는 공급난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자재 부족, 화학·전기 업종 강타
독일의 산업 생산 체계가 지정학적 불안정에 취약한 구조임이 이번 조사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Klaus Wohlrabe ifo 연구소 설문조사 책임자는 지난 2일 발표를 통해 "공급망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며 "특히 오일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업종에서 지정학적 갈등의 충격이 정면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산업의 타격이 가장 컸다. 화학 업계 기업 중 무려 31.2%가 원자재 부족을 호소했다. 뒤를 이어 고무 및 플라스틱 제품 제조기업의 23.7%, 전기산업 분야 기업의 약 25%가 수급난을 보고했다.

반면 자동차산업의 경우 공급난을 겪는 기업 비중이 10.0%에 그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재 중심의 음료 산업과 식품 산업은 각각 0%와 6.9%의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이번 사태의 영향권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쟁이 멈춰 세운 ‘호르무즈’, 글로벌 생산 차질 초래


독일 산업계가 겪는 수급난의 핵심 배경에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주요 항로가 수주째 막히면서 원유 기반의 기초 화학 원료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은 제품 제조를 위한 기초 원료를 원유에 의존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마비가 전체 제조 밸류체인(가치사슬)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양상이다.

Wohlrabe 책임자는 "전쟁 이전인 2020년 이전의 장기 평균치가 약 5%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현재의 부족 비율은 매우 우려스러운 수치"라고 지적했다.

또한, 향후 원자재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제조 기업이 불가피하게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향후 에너지 시장 전망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일시적 공급난을 넘어 독일의 에너지 수입 다변화 전략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현재와 같은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질 경우, 독일의 제조업 중심 경제 모델이 상당한 비용 상승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원자재 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생산 원가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비용 인플레이션' 현상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독일 산업계는 기존의 효율성 중심 공급망에서 탈피해,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대비한 '회복탄력성' 중심의 원자재 확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