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형 복합 원전 모델 첫 실증"… 대형 원전으로 기저 부하 확보, SMR로 피크 전력 대응
"EPC·금융·연료·폐기물 통제"… 체코 이후 노선 고심하는 한국, 한·미 원전 동맹 속도 내야
"EPC·금융·연료·폐기물 통제"… 체코 이후 노선 고심하는 한국, 한·미 원전 동맹 속도 내야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착공은 수출형 사업으로는 구현된 적 없던 대형 원전(VVER-1000) 2기와 55MW급 SMR(RITM-200N) 2기를 한 부지에 결합한 총 2.1GW 규모의 '통합형 복합 원전'을 상업 수출 기준으로 최초 실증하는 사례다. 러시아가 글로벌 차세대 SMR 시장의 첫 상업 수출 실적을 선점함에 따라, 2030년대 초 상용화를 목표로 둔 한국형 SMR(i-SMR)의 기술 고도화 및 해외 진출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미지 확대보기전력 95%는 대형 원전이 담당, SMR은 유연성 확보용 카드
우즈베키스탄 정부 산하 산업·방사선·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4일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을 일반 계약자로 지정하고 원전 1호기 건설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당초 SMR 6기 체제에서 대형 원전 2기와 SMR 2기를 결합한 가치사슬 구조로 최종 확정됐다.
로사톰은 단순한 설계·시공(EPC)을 넘어 파격적인 금융 자산 지원을 제공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 축사를 통해 러시아가 우즈베키스탄에 우대 수출 차관을 제공하고, 장기 원전 연료 공급부터 사용후핵연료 재반입을 포함한 사후 관리까지 원전의 전 생애주기를 일괄 지원한다고 확약했다. 이는 단순 인프라 수출이 아니라, 사실상 수입국을 장기간 러시아 핵연료 체계에 묶어두는 구조로 평가된다.
서방 발목 잡은 HALEU 리스크 비껴간 러시아의 '연료 스펙'
글로벌 원전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독점적 지위가 공급망 통제력에서 나온다고 진단한다. 업계에서도 원전 수출은 기술력뿐 아니라 장기 차관 조달 능력과 핵연료 공급망 보증이 결합한 국가 간 안보 패키지인데 러시아가 재원 조달의 85~90%를 차관으로 지원하고 연료 공급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한국이 단독으로 돌파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핵연료 스펙이다.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를 비롯한 서방 SMR 기업들이 고농축우라늄(HALEU) 공급망 부족과 치솟는 건설 비용 탓에 프로젝트 진행에 난항을 겪는 반면, 러시아 RITM-200N 노형은 해상 쇄빙선 기술에서 출발해 HALEU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연료 구조를 가졌다. 러시아는 자체 연료 공급망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연료 스펙에서도 '덜 까다로운 체계'를 선택해 서방의 공급망 공백을 파고들었다. 결국 SMR 경쟁은 단순한 '노형 개발 경쟁'이 아니라 '연료 접근성 경쟁'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7년 격차 벌어지나… i-SMR 속도 내고 '한·미 청정 제조 동맹' 결속해야
한국 원전 산업이 지속 가능한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체코 원전 수주 이후의 차기 카드로 '한·미 에너지 동맹'을 전면 대두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러시아는 이미 구체적인 건설 착수에 돌입한 반면 한국형 i-SMR은 아직 인허가 단계에 머물러 있어, 수출형 레퍼런스 확보 시점이 러시아 대비 최소 5~7년 뒤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주기기 제작 역량과 시공 능력을 갖추었으나, 지정학적 차관 제공 능력과 핵심 연료망 자립도 측면에서는 약점이 있으므로, 미국의 SMR 설계 자산 및 독자 금융 플랫폼에 한국의 고품질 청정 제조 역량을 결합하는 전략적 공조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글로벌 원전 투자자가 주시해야 할 3대 체크포인트
다음 변수는 향후 글로벌 SMR 밸류체인 투자 방향과 참여 기업들의 자산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첫째, 서방 SMR 진영의 고농축우라늄(HALEU) 독자 공급망 가동 시점이다. 러시아 원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미국의 독자 우라늄 농축 시설 완공 주기를 점검해야 한다.
둘째, 한국형 i-SMR의 규제 기관 인허가 및 표준설계인가 취득 일정도 살펴야 한다. 러시아와의 수출 실적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국내 규제 승인 일정이 단축되는지 주시해야 한다.
셋째, 미국 수출입은행(EXIM)의 동유럽 SMR 프로젝트 금융 자산 집행 규모도 중요하다. 러시아 금융 공세에 맞서 서방 연합군이 제시하는 유상 차관의 실질 지원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