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 소뱅 잔여지분 4982억에 인수…정의선 승계 '히든카드' 부상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 소뱅 잔여지분 4982억에 인수…정의선 승계 '히든카드' 부상

기업가치 4년 새 24배…몸값 29조 7000억 프리IPO 가늠자
소뱅은 100조 로봇베팅 '로제'로 갈아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가 쥔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을 사들이기로 하면서, 이번 거래가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상속 재원 마련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 보유 지분 9.65%를 3억 2500만달러(매매 당일 환율 기준 약 4982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어 인수안을 승인할 예정이며, 거래가 마무리되면 정의선 회장과 계열사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는 완전 자회사 구조가 짜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보스턴다이내믹스 나스닥 상장에 앞서 시장이 매기는 첫 가격, 이른바 '프리IPO' 가격 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4년 만에 24배... 몸값 29조 7000억


현대글로비스의 최근 추가 출자 비율로 역산하면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는 약 29조 7000억원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지분 80%를 인수할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 약 1조 2000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4배 넘게 뛴 셈이다.

일부 증권사는 적정 기업가치를 100조 원 이상으로 추산한 보고서도 내놓고 있다. 다만 시장 전망에 기댄 추정치인 만큼, 실제 거래에서 어느 수준이 인정될지는 이번 소프트뱅크 지분가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정의선 승계·지배구조 개편 '히든카드'


시장이 이번 거래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가치가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상속 재원 마련과도 맞물려 있어서다.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약 22%를 개인 명의로 직접 보유하고 있다.

반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에 대한 정 회장 지분율은 0.33%에 그친다. 투자업계는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 지분을 정 회장이 물려받을 때 필요한 상속세를 8조 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100조 원 안팎의 가치로 상장하면 정 회장 지분 가치는 20조원을 웃돌게 되며, 이 자금이 상속세 재원이나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에 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로제'로 베팅을 갈아탄다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정리하는 배경에는 별도의 대형 베팅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데이터센터를 로봇으로 짓는 신설법인 '로제(Roze)'를 미국에서 분사해 몸값 1000억 달러(약 153조 원) 규모로 올 하반기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AI에도 300억 달러 넘는 투자를 약속한 상태여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현금화는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 속도가 이런 몸값 논쟁의 진짜 잣대가 될 것으로 본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새 공장 작업을 하루나 이틀 안에 스스로 익히고 99.9% 신뢰도를 갖춰야 정식 배치가 가능하다고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밝혔다.

테슬라 옵티머스, 독일 BMW 공장에 투입된 피겨(Figure) AI, 중국 유니트리(Unitree)까지 가세한 경쟁 속에서 아틀라스가 이 기준을 통과하는지가 다음 변수로 꼽힌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