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병목' 직면한 AI 반도체… 1.4나노 첨단 공정 가동률 변수 부상
원가 상승·가동률 변동성 확대… 한국 HBM 수율 안정화 시험대
원가 상승·가동률 변동성 확대… 한국 HBM 수율 안정화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AI 인프라 확장 움직임과 맞물려 첨단 칩 제조를 둘러싼 원자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족이 '수요 병목'이라면, 헬륨은 '생산 병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제조사의 첨단 라인 가동률에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머스크 AI 칩 확보 총력전… 인텔 1.4나노 '14A' 공정 협력설 부각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IT 전문 매체 Wccftech 보도에 따르면, 립부 탄 인텔 CEO는 최근 테크 팟캐스트 '노 프라이어스(No Priors)'에 출연해 일론 머스크 CEO의 AI 인프라 확장 계획과 반도체 공급망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탄 CEO는 머스크가 기존의 전통적인 생산 절차를 의심하고 모든 단계를 정밀 분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대량의 반도체 수급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자체 AI 칩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대규모 프로젝트(일명 테라랩)와 관련해, 인텔의 차세대 옹스트롬(Å) 시대 노드인 1.4나노급 '14A' 공정 기술 활용을 타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은 첨단 파운드리 시장 탈환을 위해 14A 공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으며 대형 고객사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다만 해당 협력설은 시장의 시나리오일 뿐 양사 간에 공식적으로 확인된 협력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초순수·가스' 인프라 삼중고… 천연가스 부산물 헬륨의 한계
현재 시장의 시선은 HBM 공급 부족과 전력 규제에 쏠려 있지만, 전문가들은 헬륨 공급 부족이 반도체 생태계에 더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AI 시대의 반도체 산업이 단순히 '전기 먹는 하마'를 넘어 초순수(UPW)와 특수가스를 집어삼키는 '종합 인프라 산업'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공정 중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내부의 오염을 방지하고 퍼지(purge) 및 열관리를 수행하며, 웨이퍼 위에 박막을 입히는 증착과 식각 공정 이후 가열된 웨이퍼를 급속 냉각하는 과정에서 대체가 극히 제한적인 필수 가스다.
문제는 헬륨이 카타르, 미국, 알제리 등 극소수 지역에서만 천연가스 채굴 시 부산물로 얻어지는 극단적 편재 자원이라는 점이다. 액화 운송과 비축 난이도가 극도로 높아 과거에도 여러 차례 공급 쇼크(Helium shortage cycle)를 겪은 바 있다.
한국 반도체 라인 영향은… 원가 상승 넘어 '실질 생산능력' 규정
이러한 가스 수급 불안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실적과 펀더멘털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헬륨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첨단 EUV 라인 가동률 변동성이 확대되고, HBM 생산 수율 안정화 단계에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HBM은 적층 구조 특성상 미세한 공정 변수가 출하량에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며 수율 변동이 공급량 변동성 확대로 직결되는 구조다.
가스 품귀로 인한 원가 상승은 HBM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아울러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단행하더라도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하면 명목 생산능력(Nominal capacity)이 실질 생산량(Real output)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괴리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헬륨은 반도체 기업이 아닌 린데(Linde), 에어리퀴드(Air Liquide), 에어프로덕츠(Air Products) 등 글로벌 가스 메이저가 시장을 통제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이들과 협력하는 원익머트리얼즈, SK머티리얼즈 등 국내 특수가스 밸류체인 기업들의 가치 사슬 통제 능력이 시장의 새로운 투자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투자자를 위한 핵심 체크포인트
첫째, 헬륨 확보 능력 = '실질 생산능력(Effective capacity)' 결정 변수라는 점이다. 원자재 공급망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가스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제조사만이 첨단 라인의 실질 생산능력을 온전히 보존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둘째, AI 고객사 직거래와 CAPEX 회수 속도 추적은 필수다. 인텔 14A 공정과 머스크의 협력설처럼,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비용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서는 빅테크 고객사와의 직접적인 장기 공급 계약 여부가 핵심이다.
셋째, 명목 생산능력과 실질 생산량의 괴리도 지켜봐야 한다. 단순히 반도체 기업의 공장 증설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전력과 가스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실제 출하량이 제한될 가능성을 반드시 계산에 넣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